<마음상담소>Q. 시간 약속 못 지킬 때마다 일찍 나서야지 다짐하지만 잘 안돼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독자 고민

30대 중반의 남자 직장인입니다. 일은 잘한다고 평가받지만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점수를 까먹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적당한 시간에 나서지만, 종종 지각을 합니다. 사적인 약속은 말할 것도 없고 회사 출근시간, 더 나아가 기차나 비행기 시간을 놓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마음을 졸이고 허둥지둥 뛰어다닙니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다음에는 일찍 나서야지 싶은데 잘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최대 소요시간 감안해서 출발… 시간의 여유를 즐기세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 솔루션

그러게요. 되묻고 싶네요. 왜 넉넉하게 출발하지 못할까요? 시간을 지키는 것은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기본 매너입니다. 그런데도 주변을 보면 습관적으로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시간 개념이 없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을 매우 귀찮아하거나, 배려심이 없거나, 씻거나 치장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도 없이 습관적으로 늦는 이들도 있습니다. 사연을 주신 분처럼 예상 소요 시간에 딱 맞춰 출발하는 경우입니다. 이들은 많이 늦지는 않으므로 사적인 약속일 때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시간을 꼭 지켜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는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이들은 보통 약속 장소까지 가는 데 걸리는 최소시간이나 평균시간을 계산하고 딱 맞춰 출발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시간이 지체될 만한 여러 가지 돌발변수가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약속일수록 최대 소요시간을 예상하고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일찍 출발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효율성’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효율성이란 투여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은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효율성은 생산성을 높여줍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과를 더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꾸 시간과 노력을 아끼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간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는 기준보다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기준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릴 때 어떤 마음이 드나요? 여유로운 마음이 드나요? 아니면 뭔가 시간을 낭비하거나 손해 보는 느낌이 드나요?

문제 해결을 위해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이제 효율성보다 여유를 추구하세요. 시간을 아끼는 것보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시간의 여유를 즐기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시길 바랍니다. 둘째, 중요도에 따라 출발시간을 조절해보세요. 중요한 약속일수록 최소나 평균 소요시간이 아니라 최대 소요시간을 예상하고 알람을 맞춰 놓으세요. 미리 도착하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 말고 주변의 상황이나 풍경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