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만 보는 韓, 美 주도 안보동맹서 또 빠져

  • 문화일보
  • 입력 2020-09-0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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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견제 인도·태평양동맹 불참
美외교가 “미국편 아닌것 확실”
오바마시절 TPP 배제 반복우려


미국이 인도, 일본, 호주 등 일명 ‘쿼드(QUAD)’ 국가들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동맹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이어 안보동맹 추진 계획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배제되는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미국 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는 격앙된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며 외교 전략 부재 속에 모호성을 유지해나갈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못했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일본, 호주, 인도 3국 통상 장관들이 화상회의를 열고 인도·태평양 지역 내 공급망 강화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3국 장관은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아세안(ASEAN) 국가에도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미국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쿼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쿼드 통상 장관들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강화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경제동맹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미국-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포럼 연례회의 화상 대담에서 내놓은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비건 부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쿼드 국가들 간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강력한 안보 다자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쿼드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경제를 아우른 포괄적인 동맹을 구상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 같은 논의에서 배제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당국은 미국이 주창하고 있는 EPN이나 안보기구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없고, 이에 따라 한·미 간 구체적인 논의도 없다는 입장이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장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우리 정부가 TPP 논의에 손을 놓고 있다가 타결 뒤 참여하려 했지만 결국 배제된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2일 오전 비건 부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 간 현안들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다루어 나갈 수 있도록 투명한 소통을 지속하자”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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