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서로 독어·한국어 배우다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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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기·안리나 부부

저(동기)는 2년 전 독일 베를린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삼촌도 돕고 해외에 정착하고 싶어 독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독일어를 빠르게 익히기 위해 언어교환 앱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앱을 통해 리나를 알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리나와 때론 독일어로, 때론 한국어로 대화를 나눴죠. 그러던 어느 날, 리나가 제가 일하는 식당으로 놀러 오게 됐어요. 리나를 처음 본 순간,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그땐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잠시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삼촌 식당에서 급히 독일어와 한국어를 모두 할 줄 아는 일손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저는 리나에게 일을 권했고, 마침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던 리나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독일과 한국의 8시간 시차에도 불구하고 저와 리나는 매일 연락하며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때론 속 깊은 고민도 털어놓는 사이가 됐죠.

드디어 제가 다시 독일로 돌아갔고, 곧장 집이 아닌 삼촌의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리나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식당 문을 연 순간, 리나가 “어서 오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더라고요. 제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습니다. 리나를 향한 제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는 용기 내 제 마음을 고백했고, 반년 가까운 구애 끝에 리나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연애 5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어린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검소한 리나의 모습에 결혼을 빠르게 결심했죠. 한번은 어떤 차를 갖고 싶은지 물었다가 그 대답에 충격받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오염이 적은 차’라고 하더군요. 아내는 어리지만 배울 게 많은 사람입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저희가 독일어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만난 것처럼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배워가며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