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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미래리포트 2020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04일(金)
“코로나, 마지막 감염병 아냐… 위기맞설 ‘사회회복력’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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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제 지식포럼 ‘문화미래리포트(MFR) 2020’에 참석한 기조 강연자. 패트릭 베르쿠이젠(왼쪽부터) 기후변화글로벌위원회 CEO, 토머스 헬러 미 스탠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다케우치 가즈히코 지구환경전략연구소 이사장, 프랭크 라이스베르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사무총장. 자료사진
■ 기후와 포스트 코로나… 1세션 - 환경·보건정책

베르쿠이젠 “코로나는 기후위기 대처 훈련과 같아
변화에 적응해야… 기후·대기오염 통합솔루션 필요”

헬러 “코로나19 등장으로 기후변화 대응방식 변화
낙관적 관리넘어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이행해야”


3일 열린 국제 지식포럼 ‘문화미래리포트(MER) 2020-기후와 포스트 코로나’에서 제1세션 (기후 위기와 환경·보건 정책) 기조 강연을 맡은 세계적인 석학들은 올해 전 세계를 감염병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코로나19가 인류에 닥친 마지막 감염병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인류의 존립과 문명을 위협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대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적응력을 높이는 ‘사회 회복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 회복력’ 구축 실패하면 결국 대재앙 올 것”= 패트릭 베르쿠이젠 기후변화글로벌위원회(GCA) CEO는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무실을 서울 포럼 현장과 화상으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진행한 주제 강연에서 “이미 수십 년 동안 기후·환경변화에 따라 신종 전염병의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기후변화로 야생동물들이 자연 서식지를 벗어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어 “그 결과 야생동물들이 인류의 생활공간에 더 근접하게 됐다”면서 “이로 인해 ‘질병의 확산’이라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진단했다. 자연의 방어체계가 인류를 감염병에서 지켜줬지만, 이런 시스템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에 앞서 감염병 공포를 몰고 왔던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뎅기열 등이 특정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지에서 창궐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변화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베르쿠이젠 CEO는 “다음 위기가 닥치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위한 해법으로 인류가 ‘적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상황에 대한 적응을 위해 인류는 ‘3가지 혁명’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첫째로는 변화에 대응하는 이해력을 획기적으로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베르쿠이젠 CEO는 “코로나19는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훈련과도 같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다가올 위기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빠르게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로 적응을 위해 획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협력해 앞으로의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혁명은 재정 조달을 신속히 수행해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반기문(제8대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따르면 1조1000억 달러를 향후 10년간 투자할 때 7조1000억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장기적 대응에 착수할 것을 주문했다.

◇“실패한 국가 간 다자협정 넘어 강력한 ‘위기관리’로 이행해야”= 베르쿠이젠 CEO에 이어 강연을 진행한 토머스 헬러 미국 스탠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체제로의 이행’과 관련한 정치·경제적 의미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헬러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하면서 기존 기후변화 정책에도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면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대응이 예상보다 미진했다”고 비판했다.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초안이 작성된 이후, 인류는 기후변화를 협력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코로나19는 이런 믿음에 변화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의 기후변화 대응 방식이 다소 안일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몬트리올 의정서, 리우데자네이루 협약 등이 등장하면서, 국가 간 다자적 협정을 통해 기후변화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는 경제적 발전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커지고 과학기술 발달로 청정기술 가격이 하락해 2025년까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이 헬러 교수의 설명이다.

헬러 교수는 코로나19의 등장이 낙관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식을 ‘위기관리’라는 긴박한 형태로 전환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7∼2008년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가 저성장의 고착화를 부르면서, 1990년대 세웠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은 사실상 실행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기존의 기후변화 대응이 관리에 초첨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위기관리로의 이행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헬러 교수는 향후 기후변화 대응이 위기관리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해 “이제 새로운 10년에 접어들면서 기후변화 대응 행동과 관련, ‘자본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관리를 위해 민간자본과 공적 자본이 서로 공통분모를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는 국가의 산업 정책으로 민간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탄소 배출을 제어해 생산성을 높이고 무역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탄소 배출과 관련한 과학기술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새로운 위기에 따른 파생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헬러 교수는 “기후변화 위기 상황에서 이뤄지는 시스템 전환은 무질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이에 따른 다양한 위기를 예측, 분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는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가 좌장을,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패널로 나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에 대한 고찰을 나눴다. 패널로 나선 김 교수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자료를 토대로 증명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에 있어서도 국민 건강 분야의 중요성이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형·정유정·장서우·나주예 기자
e-mail 정선형 기자 / 사회부  정선형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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