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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지적 문화 시점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08일(火)
K-팝의 글로벌 질주… 외국인 작곡가들 함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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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작곡한 ‘스튜어트’ 빌보드 첫 1위
블랙핑크와 작업한 ‘베카 붐’ 제니퍼 로페즈 곡 만드는 중

저스틴 비버·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더 스테레오타입스’
K-팝 작업으로 슬럼프 극복…“스트레스 받았지만 과정 행복”


방탄소년단(BTS·위 오른쪽 사진)이 세계 대중음악 시장의 척도인 ‘빌보드 200’에 이어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상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다시 썼을 뿐 아니라 K-팝을 ‘폭발적인 팬덤’을 넘어 자타공인의 ‘월드 뮤직’으로 올려놓았다는 뜻이다. 그 원동력으로 K-팝 그룹의 빼어난 퍼포먼스, 기획사의 육성 시스템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글로벌 DNA’가 있다. 주류 시장의 감성과 통하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해외의 수많은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이 K-팝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엔 그래미상을 받은 유명 프로듀서도 있었고, K-팝의 성공을 발판으로 더욱 성장한 작곡가도 있다. 소녀시대의 ‘XYZ’, 블랙핑크(위 왼쪽 사진)의 ‘뚜두 뚜두’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에 이르기까지 ‘해외파’들과의 효과적인 협업은 K-팝을 지금의 자리로 올려놓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

‘핫 100’ 1위를 달성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영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작사가 제시카 아곰바르의 합작품이다. 세션 기타리스트 출신인 스튜어트는 미국에 건너가 작곡에 입문했고, 미국 가수 겸 배우 헤일리 스타인펠드와 조나스 브러더스를 만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건 작곡가 12년 만에 ‘다이너마이트’가 처음이다. 스튜어트는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 댁의 내 침실에서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다. 큰 무언가가 이렇게 너무 평범한 것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나도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그레그 보닉과 헤이든 채프먼으로 구성된 런던 노이즈(LDN Noise)는 K-팝과 함께 한 지 벌써 6년째다. 2014년 SM엔터테인먼트가 스웨덴에서 연 ‘송 라이팅 캠프(Song Writing Camp)’에 초대되면서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엑소, 레드벨벳, 슈퍼엠 등의 곡을 만들었다. 최근엔 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의 ‘섀도’와 있지(ITZY)의 신곡 ‘서프’도 창작했다. 런던 노이즈는 미국의 가수 겸 배우 크리스 브라운과 조나스 브러더스의 막내 닉 조나스, 영국 래퍼 스켑타와 가수 셰릴 콜 등 유명 아티스트와 작업했던 프로듀싱 팀이다. 지하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던 보닉과 대학 진학 대신 DJ를 택한 채프먼은 평소 즐겨 듣던 일렉트로닉댄스뮤직과 하우스 음악을 K-팝에 접목 시켜 성공을 거뒀다.

더 스테레오타입스(The Stereotypes)는 2013년부터 K-팝과 인연을 맺었다. 소녀시대 곡 ‘XYZ’를 처음 지었고, 보아의 ‘키스 마이 립’과 레드벨벳의 ‘배드 보이’를 히트시켰다. 리더 조너선 입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프로듀싱 팀으로 2003년부터 활동해, 저스틴 비버, 브루노 마스 등과 협업했다. 2010년 빌보드가 꼽은 ‘작곡가·프로듀서 톱 10’에 들었고, 2012년과 2018년에 그래미상을 받았다. 하지만 중간에 슬럼프도 있었다. 그때 이들에게 새롭게 다가온 게 K-팝이었다. 입은 “미국 팝 음악에선 대체로 평이한 ‘반복되는 4마디(Four-bar Loop)’ 곡을 만들었다. 그러나 K-팝은 우리에게 매우 다양한 것을 요구했다”며 “음절(Verse)과 후렴구(Hook) 사이, 후렴구와 연결마디(Bridge) 사이에 매번 변화를 줘야 하는 게 스트레스였지만 그것이 우리를 더 음악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행복했다”고 밝혔다.

멜라니 폰타나와 린드그렌도 소녀시대, 방탄소년단과 인연을 맺으면서 음악 인생이 바뀐 작곡가다. 폰타나는 10대 시절부터 작곡에 천부적 재능을 보였다. 저스틴 비버의 ‘홈 디스 크리스마스’ 등을 합작할 정도였다. 그러나 가능성 있는 작곡가에서 진정한 빛을 발한 것은 2013년 소녀시대를 통해 K-팝을 만나면서부터다. 이후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곡 ‘유포리아’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쌓았고, 빅히트의 대표 작곡가 겸 프로듀서 피독과 함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와 정규 4집 타이틀 곡 ‘온’을 선보였다. 두 곡은 빌보드 ‘핫 100’에서 각 8위와 4위에 올랐다.

베카 붐은 YG엔터테인먼트를 만나 음악 인생을 다시 썼다. 2013년 작곡을 시작한 붐은 이듬해 YG의 대표 프로듀서 테디와 함께 빅뱅 태양의 ‘눈, 코, 입’을 작곡하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블랙핑크의 데뷔곡 ‘붐바야’부터 히트곡 ‘뚜두 뚜두’와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까지 만들어 세계적인 작곡가로 성장했다. 지금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가수 제니퍼 로페즈의 곡을 만들고 있다. 베카 붐의 본명은 레베카 존슨. 베카 붐은 블랙핑크와의 작업을 계기로 쓰고 있는 필명이다. 붐은 “K-팝은 나에게 완전히 다른 삶을 열어줬다”며 “YG나 테디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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