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각본 ‘해무’ 할리우드서 리메이크

연출 매트 파머감독이 맡아
봉감독은 프로듀서로 참여

봉준호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던 영화 ‘해무(Sea Fog)’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 봉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10일 미국 대중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유력 제작사인 파티시펀트 미디어(Participant Media)가 봉 감독의 ‘해무’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다.

‘해무’는 심성보 감독이 연출하고 김윤석·박유천·한예리 등이 출연해 2014년 개봉했던 스릴러다. 밀입국자들을 배로 실어나르는 뱃사람들의 광기와 욕망을 그렸다. 봉 감독은 심 감독과 함께 각본을 썼다. 동명의 연극이 원작이다. 국내에선 약 14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파티시펀트 미디어는 2004년에 설립돼 그간 100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했다. 그중 73편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됐고, 18편이 수상했다. 이 중엔 작품상을 받은 ‘그린북’(Green Book·2018년), ‘스포트라이트’(Spotlight·2015년)도 있다. 할리우드 내 영향력이 크다.

연출은 매트 파머 감독이 맡는다. 파머 감독은 2018년 넷플릭스에 공개된 범죄 스릴러 ‘캘리버(Calibre)’로 장편 데뷔했다. 이 영화로 영국 에든버러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에 해당하는 ‘마이클 파월’ 상을 받아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현대 영화에서 가장 독특하고 비전이 있는 봉 감독, 그리고 영화팬들을 위해 사회적이면서도 인상 깊은 영화를 만들어온 파티시펀트 미디어와 함께 일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봉 감독도 “파티시펀트 미디어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탐구하는 영화를 만들고, 매트 파머 감독은 스릴러 ‘캘리버’에서 했던 것처럼 극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본성을 잘 드러낸다”며 “새롭게 탄생할 ‘해무’에서 이들과 함께하게 돼 흥분되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