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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11일(金)
“골프는 드라이버죠”… 장타상 휩쓰는 ‘왕년의 미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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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정주 ㈜슈코 대표가 지난달 28일 경기 이천의 더 크로스비 골프클럽 샬롯코스 8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 권정주 ㈜슈코 대표

미코 골프 동호회장 맡고 입문
초등학교때 투포환 선수생활 덕
180m 펑펑 드라이버에 매료
스윙모델 활약하며 기량 급성장
방송후 팬클럽 3만명이나 늘어

“어려서 배웠다면 선수했을 것
50세 넘어 시니어대회 출전 꿈”


미스코리아 출신 권정주(49) ㈜슈코 대표는 드라이버 샷이 일품이다.

지난달 28일 경기 이천의 더 크로스비 골프클럽에서 만난 권 대표의 드라이버 샷은 180m나 날아갔다. 화이트 티보다 30m 앞 레이디 티에서 친 권 대표의 드라이버 샷은 남성 동반자의 공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쇼트 게임 실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권 대표는 이날 80대 초반 타수를 작성했다. 권 대표의 골프 구력이 이제 1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권 대표는 1990년 미스코리아가 됐다. 권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대표로 처음 출전해 예선을 통과했고, 본선에서 ‘미스 엘칸토’로 입상했다. 이후 권 대표는 역대 미스코리아 입상자 친목 단체인 사단법인 녹원회 회장을 2010년부터 6년이나 맡았다. 미스코리아가 도입된 지 60년이 넘었기에 녹원회 멤버는 무려 400명이 넘는다. 권 대표는 유일하게 2년 임기인 회장직을 세 차례나 연임할 만큼 회원들로부터 평판이 좋았다.

권 대표가 녹원회 회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미스코리아 골프 동호회’를 만든 것.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모임을 매월 정례화했다. 현재 매월 4팀이 골프모임을 갖는다. 이전엔 녹원회 회원 대부분이 골프를 치고 있었지만, 회원들끼리 함께 라운드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권 대표는 모임 초창기 골프를 치지 않았지만 책임감 때문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사실 권 대표는 운동광이다. 계절에 따라 스키와 수상스키는 물론, 패러글라이딩과 스킨스쿠버까지 즐겼다. 특히 스킨스쿠버는 강사를 해도 될 만큼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또 권 대표는 초경량비행기 조종사 시험까지 도전할 정도로 활동적이다. 권 대표는 다른 운동을 너무 좋아해 골프를 할 시간이 없었고, 별 재미도 없어 보였다.

권 대표는 골프에 본격 입문한 이후 다른 스포츠 활동은 대부분 접었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골프만 한 운동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골프는 늘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고, 동반자와 묘한 경쟁심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사실 미스코리아 출신은 늘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 자연스레 사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권 대표는 늘 한 번 더 생각하며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권 대표에게 녹원회 골프 모임만큼은 친정집에 온 느낌이 들 만큼 편안했다.

권 대표는 모임에 나가면 여성부 장타상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한다. 최근 모임에서는 225야드를 보내기도 했다. 권 대표는 홈쇼핑에서 쇼호스트를 하던 시절, 짬을 내 1주일에 2번은 연습장을 찾았다.

당시 티칭 프로는 그에게 “아이언만 잘 치면 골프가 쉽다”고 말하며 7번 아이언으로만 치라고 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두 달이 지나도 드라이버 한 번 잡지를 못했다. 권 대표는 드라이버 한 번도 안 잡아 본 상태에서 녹원회 골프 모임에 처음 나갔다. 권 대표가 똑딱이 볼처럼 치니 비거리가 60m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몇 차례 라운드를 나가면서 드라이버가 잘 맞아 나갔다. 이제는 골프가 드라이버를 펑펑 휘두르는 재미라는 사실도 알았다. 권 대표가 골프를 접하면서 가장 먼저 받았던 게 장타 트로피였다. 권 대표는 “홈쇼핑은 ‘매출이 인격’이라면 골프는 ‘드라이버가 인격’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렇게 드라이버에 빠졌고, 지금은 드라이버 샷을 실수가 거의 없이 페어웨이로 보낼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권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79타. 2015년, 공교롭게도 5년 전 머리를 얹었던 경기 가평 베네스트CC에서 작성했다. 권 대표는 최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개장한 인서울CC에서 81타를 쳤다. 지난해 경기 가평의 한 골프장에서 27홀 라운드를 한 적이 있는데 마지막 9홀에서는 보기도 있었지만, 버디도 3개를 뽑아내며 이븐파를 친 적도 있다.

권 대표는 몇 해 전 최혜영 프로와 골프 프로그램을 하면서 ‘트러블 샷 전담 스윙 모델’로 나선 뒤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권 대표는 매번 다른 트러블 샷을 설정해 부상을 최소화하면서 미스샷을 바로잡는 방법들을 배웠다. 특히 권 대표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만의 공략을 시도하면 프로가 이에 맞는 올바른 샷 구사법을 설명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권 대표의 팬클럽을 만들어 3만 명이 가입했을 만큼 인기도 높았다. 권 대표는 “기회가 되면 골프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수영과 무용을 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키가 커 육상 투포환 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지고는 못 배기는 성격 때문인지 골프를 치면서 되살아나는 승부 욕에 흠칫 놀랄 때가 많다. 권 대표는 “골프를 어려서 배웠다면 아마 골프 선수가 됐을 것”이라면서 딸(21)을 골프선수로 키우려 미국에 유학 보내기도 했다.

권 대표는 스스로 “비즈니스는 내 체질”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권 대표는 사업 수완도 발휘하고 있다. 권 대표는 홈쇼핑 쇼호스트 14년 경험을 토대로 2013년부터 생활용품 유통사인 슈코를 창업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또 특화된 식물 줄기세포 배양액의 효능 성분으로 피부 기초부터 케어할 수 있는 ‘닥터 세비앙’을 만든 토털 솔루션 화장품업체 ㈜한국셀 부사장도 최근 맡았다. 여기에 중국의 최대 인터넷쇼핑몰 사이트에서 한국관의 1차 밴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권 대표는 몇 해 전 에티오피아로 녹원회 봉사 활동을 갔다가 커피와 인연을 맺은 뒤 취미활동으로 커피 전문가가 됐다. 유럽에서 발행하는 SCA라는 커피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1년에 걸쳐 배웠고, 커피 로스팅에서부터 원두 감별까지 커피와 관련된 5개 과정을 마스터했다. 그는 이 덕에 커피 유통 사업도 새로 시작했다.

권 대표는 “골프를 제대로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 위해 기회가 되면 골프 관련 방송일을 하고 싶다”면서 “50세 이후 시니어대회에도 출전하는 게 골퍼로서 꿈”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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