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토익 옆자리 잡아달라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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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범(38)·박수진(여·40) 부부

2012년 6월 저희는 결혼했습니다. 제(수진) 나이 스물셋, 남편 나이 스물하나였던 2003년 겨울 같은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은 그때부터 제가 마음에 들었다고 해요.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뒤에도 제게 꾸준히 연락을 해왔어요.

2005년 3월에 모 대학에서 친구와 토익 수업을 듣기로 했어요. 당시에 남편이 뭐 하고 지내냐고 물어보길래 저녁엔 친구와 토익 수업 듣는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며칠 후에 거기에 남편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정작 토익 수업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다른 아르바이트 때문에 수업에 매일 늦으면서도 “늦으니까 누나 옆자리 좀 잡아줘”라고 부탁하며 제 곁에 앉는 데만 관심을 쏟았거든요. 수업이 끝난 후에는 자연스럽게 저를 집 앞까지 데려다줬고요.

연인이 아닌데 연인 같은…. 그런 행동을 은근히 둘 다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이 토익 수업 듣던 제 친구는 “쟤, 너 좋아해서 수업 듣는 거네. 100%!”라고 말하더군요. 그런 말을 듣고 나니 만나면 괜히 뭔가 불편하기도 하고 기분이 묘할 때도 있고. 그렇게 매일 보다시피 하니, 정이 든 건지 좀 헷갈렸어요.

그렇게 친해져 가고 있을 무렵이었어요. 저와 남편의 공통 지인이 갑자기 남편에게 다른 여자를 소개해줬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때 제가 남편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둘이 안 되길 정말로 기도했거든요, 하하. 소개팅 상대는 남편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했지만, 남편이 거절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제게 사귀자고 고백하더군요. 그렇게 사랑을 시작한 저희는 7년여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지금은 예쁜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저희의 삶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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