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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25일(金)
北이 국민 사살했는데… 文 ‘국군의날’ 한마디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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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침묵’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장병들의 경례를 받고 있다. 뉴시스
- 추석연휴에 앞당겨 기념사

‘北만행’ 관련 전혀 언급안해
‘평화’라는 단어 6번 말하고
‘北’이란 말조차 꺼내지 않아

美·日 등 일제히 “北 규탄”
인권단체 “국제재판소 제소”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제72회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 씨 사살·시신 훼손 만행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15분가량의 기념사에서 ‘평화’를 6번 외치는 동안 ‘북한’이라는 단어는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 이 씨의 피격 사망 사건 뒤 기념사 원고를 고쳐 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나 경고 메시지가 아예 담기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애써 축소하려 하거나 이 와중에도 북한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회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정부와 군은 경계 태세와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15분가량의 연설에서 그나마 북한의 만행을 염두에 둔 군 통수권자의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나머지 연설은 그간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방개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 등으로 채워졌다.

“우리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이듯 특수전 역시 광복군 역사에서 시작됐다”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확고한 안보 태세를 지키는 데에는 전후방이 따로 없다”며 코로나19 방역과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 군을 격려했다. 추석을 앞두고 면회와 휴가 제한 조치에 대한 위로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최초로 국산 전술지휘 차량을 이용해 (기념식장에) 도착했다”며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첨단 무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조찬회동에서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도 구출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두 아이를 둔 가장이 살해당하고 불태워지는 것을 군은 6시간 동안 지켜보기만 한 것 같다”며 “국민이 이렇게 처참하게 죽었는데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헌법상 책무를 지닌 대통령은 종전선언, 협력, 평화만을 거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성토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이 한국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운 사건에 대한 언론 질의에 “우리는 이 행위에 대한 우리 동맹 한국의 규탄과 북한의 완전한 해명에 대한 한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로버타 코언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진상조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도 “이번 사건은 ‘전쟁 중 인도적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 위반으로, 협약에는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구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면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검토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병기 기자, 워싱턴 = 김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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