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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27일(日)
요양원행 피하려는 환자와 간병인의 혼인…“위장결혼 아냐”
“혼인 관계 구체적 모습은 당사자의 자율로 만드는 것”…간병인 1심서 무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자신이 돌보는 환자가 요양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환자와 혼인신고를 한 간병인이 위장결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이원 부장판사는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간병인 문모(60·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문씨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남성 A씨의 간병인으로 근무했다.

당시 A씨는 자식이나 가족의 직접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간병인들조차 문씨를 제외하고는 곁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문씨가 간병을 그만두면 A씨는 요양병원으로 보내질 처지였다.

요양병원에 가기를 원치 않았던 A씨는 이를 막기 위해 작년 1월 9일 문씨와 혼인신고를 했으나 이후 5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검찰은 문씨가 A씨에게 ‘며느리가 당신을 요양원에 보내려고 한다. 나랑 결혼하면 내가 보호자가 되어 결정할 수 있으니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위장 결혼을 제안했고 허위로 혼인신고를 했다며 문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상황에서의 혼인을 꼭 위장결혼으로 볼 이유는 없다며 문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혼인신고 당시 A씨가 혼인을 합의할 의사능력이 모자란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요양병원에 보내질 것을 우려한 A씨가 지금까지 생활했던 집에서 문씨와 함께 계속 거주하면서 여생을 마칠 때까지 간병과 보살핌을 그대로 받기를 원해 문씨에게 혼인신고를 요청했고 문씨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혼인신고 이후 A씨가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사망하게 될 때까지 길지 않았지만, 그 기간 A씨와 문씨의 관계가 그대로 유지된 점을 보면 혼인신고가 참다운 부부관계가 아닌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 방편에 불과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법률은 성적 결합, 동거생활, 생계공동체, 자녀의 출산과 공동양육 등을 혼인의 전형적 요소나 결과로 정하고 있으나 혼인 관계의 구체적 모습은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형성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혼인의 구체적 모습이 각기 다를 수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이 중 일부가 빠진 혼인 생활도 있을 수 있으나 그 한계는 혼인에 대한 사회 관념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본래 혼인 의사가 아닌 별개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래의 혼인 의사나 목적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위장 혼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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