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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29일(火)
전기차·자율주행차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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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게티이미지뱅크

‘1회 충전으로 800㎞ 주행’ 전고체 배터리 기술 국내서 상용화 눈앞
자율주행, 차선유지 등 2단계 양산… 페달·운전대 없는 ‘4단계’ 개발

배터리 ㎾당 단가 100달러로 낮추면 ‘반값 전기차’ 가능
삼성·SK·LG 국내 3社 세계시장 점유율 35%까지 올라

자율주행 기술 1위는 구글, 2위는 포드… 테슬라는 18위
국토부, 안전기준 세계 첫 도입… ‘운전대 손 떼기’ 가능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주주총회를 겸해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한 달 안에 베타테스트 형태로 완전 자율주행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오토파일럿’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낮춰 3년 뒤에는 2만5000달러 (약 2900만 원)에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진정 엄청난 변화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행사에 참석한 주주들은 테슬라 전기차를 탄 채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그의 이번 발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속 빈 강정’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테슬라 발표를 계기로 전기차 및 배터리 개발 현황과 글로벌 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 각국의 관련 제도 등을 짚어봤다.


① 테슬라가 주장한 반값 전기차 가능성

전기차 단가의 약 40%를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업계는 반값 전기차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 역시 3년 내로 배터리 가격의 최대 56%를 낮춰 전기차 값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배터리 단가가 현재 ㎾당 150달러 수준에서 1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가야만 전기차 제조단가가 내연기관차 단가와 비슷해져 반값 전기차를 실현할 수 있다. 달성 예상 시점은 2025년쯤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터리 가격 절감에 더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모델 확대를 통한 부품 공용화로 생산원가를 줄이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수익률을 일정 부분 포기한다면 3년 안에 획기적으로 가격을 낮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가 주력 차종인 모델3를 대당 3만500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모델3 평균 판매가격은 5만 달러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판매 중인 국내 완성차 업체 전기차의 보조금 적용 이전 가격대는 3900만∼4900만 원 수준이다.

▲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를 계기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6회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RM20e’의 모습. 현대차 제공

② 국내 업체 전기차 개발 현황은

현대자동차는 내년부터 차례로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 브랜드명을 ‘아이오닉’으로 정하고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첫 전기 준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아이오닉 5(파이브)’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들은 20분 안에 충전할 수 있고, 1회 충전으로 450㎞ 이상 달릴 수 있게 제작된다. 현대차는 이후 2022년에는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식스)를, 2024년에는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세븐)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6회 베이징 국제모터쇼’에 참가해 고성능 전기차 ‘RM20e’를 최초로 공개했다. RM20e는 최대 출력 596㎾, 최대 토크 97.9㎏·m의 전용 모터가 탑재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초 안에 도달한다. 기아차는 오는 2027년까지 승용차부터 SUV까지 전용 전기차 모델 7종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내년에 프로젝트명 ‘CV’로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를 내놓는다.


③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은

전기차 업계의 최대 숙원은 ‘값싸고 오래가는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2차전지는 지난 1991년 일본 소니가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다. 이는 폭발 위험성이 높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차세대 배터리가 한창 개발 중이다.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전고체 배터리다. 배터리 양극과 음극 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로 액체 대신 고체 물질을 쓴다. 폭발 위험성은 낮고 배터리 크기와 무게도 줄일 수 있다. 충전 시간도 기존 배터리보다 짧은 만큼 전기차,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폭넓게 쓰일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전 세계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에 800㎞ 주행,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은 높이고 크기를 반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④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 시장 지배력

3년 후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중·일 업체들이 경합 중이다. 올해 들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과 일본 업체를 제치고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한국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5.6%로, 지난해 같은 기간(15.9%)의 두 배가 넘었다. 세계 전기차 3대 중 1대 이상이 한국 배터리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반면 경쟁사인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대폭 하락했다. 한국 업체가 선두로 나간 배경은 ‘텃밭’인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덕분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보조금 감축으로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유럽연합(EU)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시황이 역전됐다. 테슬라가 3년 내 ‘반값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계획은 한국 업체엔 장기적으로 악재다. 테슬라의 신기술이 한국 업체를 압도할 경우 기술과 가격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⑤ 머스크가 언급한 완전 자율주행차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의 단계 구분이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SAE 자율주행 단계는 0단계(일반 자동차)부터 5단계까지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차로 중앙 유지 또는 자동 가·감속 중 한 가지 기능만 갖춘 운전자 보조시스템이며, 2단계는 두 기능이 모두 탑재된 부분 자동화 단계다. 3단계는 시스템이 추월·차선 변경 등을 알아서 하지만, 위급 상황에서 시스템이 요청하면 사람이 즉각 개입해야 하는 조건부 자동화다. 운전대를 놓고 있더라도 전방 주시 의무를 게을리해선 안 되는 것이다. 엄격한 의미에서의 완전 자율주행차는 5단계다. 어떤 환경에서도 차가 스스로 운행하며 사람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없다. 완전한 무인호출 자율주행차가 5단계다. 하지만, 실제로는 4단계 이상이면 완전 자율주행차로 불러도 무방하다. 고등 자동화 단계로도 불리는 4단계에서는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구간에서 시스템이 운전을 담당한다. 신호등, 돌발 상황 등을 스스로 인식해 복잡한 도심 자율주행도 가능한 수준이다. 4단계부터는 가속페달이나 운전대를 아예 없앨 수도 있다.


⑥ 글로벌 업체들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현재 대부분 완성차 업체는 2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양산 차에 적용하고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도 모든 운전 상황을 운전자가 항상 모니터링해야 하고, 운전대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2단계다. 하지만 테슬라는 고속도로에서 차선 변경, 추월 등을 스스로 할 수 있어 편의상 2.5단계로 불리기도 한다. BMW나 제네시스의 최신 반(半) 자율주행 시스템도 방향지시등을 작동할 경우 차선 자동 변경이 이뤄진다. 4단계 이상 자율주행 시스템도 기술적으로는 이미 개발돼 있다. 현대차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한 앱티브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10만 차례 이상 제공해왔다. 지난 3월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구 내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자율주행 기술 종합순위에 따르면, 1위는 구글 웨이모다. 2위는 포드, 3위는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 4위는 중국 바이두(百度)가 각각 차지했다. 인텔-모빌아이가 5위, 현대차-앱티브(현 모셔널)가 6위, 폭스바겐이 7위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는 18위에 그쳤다.


⑦ 국내 정부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지원

정부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내년부터 2027년까지 7년간 1조974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 운전자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레벨4)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약 1조 원의 예산은 레벨4 자율주행차의 기반을 완성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차량 융합 신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신기술 △도로교통 융합 신기술 △서비스 창출 △생태계 구축 등 5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2024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성능 검증·보험·운전자 의무 등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통신시설, 정밀지도, 교통관제, 도로 등 4대 인프라도 완비할 계획이다. 임시운행도 진행 중으로 2016년부터 지금까지 100대 정도의 자율주행 차량이 경기 판교와 서울 여의도 등지의 테스트베드(시험공간)에서 정부 허가를 받고 시범 운행했다.


⑧ 자율주행 관련 안전기준은

정부는 자율주행차 개발 단계에 맞춰 안전기준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부분 자율주행차’(레벨3) 안전기준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레벨3 안전기준 도입을 통해 지정된 작동영역 안에서는 자율차의 책임 아래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차로를 유지하며 자율주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만, 운행 중 고속도로 출구에 들어서거나 예기치 못한 전방의 도로 공사와 마주치는 등 시스템 작동 영역을 벗어난 경우에는 즉시 혹은 15초 전 경고를 통해 운전자가 운전하도록 한다. 충돌이 임박한 상황 등 운전자가 운전 전환 요구에 대응할 시간이 부족할 경우에는 시스템이 비상운행 기준에 따라 최대한 감속해 대응하도록 했다. 운전 전환 요구에도 10초 이내에 운전자의 대응이 없으면 안전을 위해 감속하고 비상경고 신호를 작동하는 등 위험을 최소화한다. 앞 차량과의 최소 안전거리 등도 제시했고 시스템 이중화 등을 통해 고장에도 대비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향후 국제 논의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판단해 차로를 변경하는 기능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⑨ 자율주행 시대 보험업계 준비

12개 손해보험사는 9월 말 부분 자율주행차(레벨3) 사고를 보장하는 업무용 보험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보험사에서 시험주행용 자율주행차 보험은 판매 중이지만, 상용화된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상품은 없다. 새로 출시될 상품은 자율주행시스템 결함으로 자동차 본래 기능과 다르게 작동한 경우, 자율주행시스템 등에 원격으로 접근·침입해 발생한 사고 등을 보장한다. 자율주행 모드 결함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선보상 후 자동차 제조사에 구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보험료는 시스템 결함, 해킹 등 새로운 위험이 추가된 점을 고려해 현행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보다 3.7% 높은 수준으로 운영된다. 개인용 자율주행차 보험은 개인용 자율주행차 출시 동향 등을 감안해 내년에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만으로 운행되는 자율주행차(레벨4·5) 시대의 자동차 보험 역할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레벨4·5 자율주행차의 사고 책임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⑩ 해외 자율주행 관련 제도는

미국의 자율주행차 법은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서로 다르다. 연방정부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구성과 신뢰성 등 차량 성능을 규제하고, 주 정부는 운전자 개인의 역량과 관련한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방정부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은 차량의 충돌 발생 가능성과 충돌 시 차량 탑승자의 부상 위험을 최대한 줄이도록 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부가 자율주행차의 기술 혁신과 안전 확보를 위한 권고사항을 만들어 민간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은 기존 규제를 더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자율주행법 최종안을 확정한 상태다. 주요 내용은 레벨3에 대한 안전기준으로 우리 국토부가 마련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적용 시점은 내년 1월부터로 우리보다 6개월 정도 늦지만,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는 우리보다 빠른 편이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자율주행차 정의와 규제안을 도로교통법에 새로 담았다. 자율주행 장치를 사용법에 따라 정확히 활용하는 것을 운전행위로 규정하고, 자율주행 장치의 사용법을 알아야만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성훈·권도경·이정민·박민철·민정혜·박수진 기자
e-mail 김성훈 기자 / 산업부 / 차장 김성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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