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文의 47-33-10-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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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1등 항해사 A 씨가 북한군에 총살당하고 시신을 훼손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시간대별로 어떤 대응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1차적으로, ‘47시간’의 행적이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후 6시 36분 처음 서면보고를 받은 뒤 지난 24일 오후 5시에야 “충격적 사건으로 유감”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왜 이틀이나 침묵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에 적극적 구조를 지시하고, 북에도 안전 송환을 어떤 형식으로든 요청했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 33시간. 첫 대면보고 후 유감 표명까지 걸린 시간이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30분 서욱 국방장관으로부터 A 씨 총살과 소각을 보고받았지만,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진급 신고식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는 대신 디지털 뉴딜 문화 콘텐츠 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아카펠라 공연도 감상했다. 추후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서신 교환 사실이 공개되면서,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 관계 개선에 몰두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그리고 10시간. 청와대가 A 씨 총살과 시신 훼손을 보고받은 뒤 문 대통령에게 전달된 시간이다. 국방부는 22일 오후 10시 30분에 총격 및 시신 훼손 사실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 대면 보고는 다음 날 오전 8시 30분. 새벽에 관계장관회의까지 했는데, 왜 보고를 늦췄는지가 문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새벽이라 깨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가 대통령 새벽잠을 깨울 가치도 안 되는 것인지 묻고 있다.

마지막으로 3시간. 문 대통령이 A 씨 북 표류를 보고받은 뒤 22일 오후 9시 30분 총살되기까지의 시간.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살릴 수 있었던 시간이다. 특히 친서가 오간 라인을 통해 안전 송환을 요청했으면, 북한도 대놓고 만행을 저지르긴 어려웠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16년 11월 24일 ‘단원고 교실’을 방문해 “세월호 사고의 긴박한 순간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탄핵 사유”라고 했다. 이제 스스로 답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