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신희영>“나는 우리 집안서 17번째 의사… ‘어린이병원학교 교장’ 직함 제일 좋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최근의 공공의대 설립 문제로 촉발된 의정갈등과 관련해 “적십자병원과 중증외상센터, 공공의대를 네트워크로 묶는다면 의료공백도 해소하고 서민 의료지원은 물론 재난재해 구호와 비상긴급의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선규 기자

신 회장은…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신임 회장은 대대로 의사면서 독립운동에도 힘쓴 집안에서 태어났다. 신 회장은 “우리 집안에서 저는 17번째 의사”라며 “할아버지께서 일제강점기에 세브란스 병원 산부인과에서 의사생활을 하셨으며, 할아버지의 형제분들도 다 의사시고 아버지와 그 형제분들도 다 의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온 가족이 의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의사가 됐다”며 “돈벌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대학에서 환자를 보면서 지낸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왔는데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은 신홍수 전 고려대 의료원장이다. 조부인 신필호 전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독립운동에 힘쓴 단재 신채호 선생과 사촌지간이었다. 신 회장은 “할아버지가 서울 인사동에서 개원해 돈을 많이 버셨다고 하는데 다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내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지만 신 전 교수는 독립투사인 신규식 선생의 조카이기도 하다. 신 전 교수는 경성에 개인 산부인과의원이 고작 4개밖에 없던 시절 산부인과를 개원했다. 1938년에는 한성의사회장을 지냈다.

스스로 “외도를 많이 했다”고 말할 정도로 사회적 활동에 분주했던 신 회장이 가장 애정을 쏟는 직함은 ‘서울대 어린이병원 어린이병원학교 교장’이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어린이병원학교는 소아암 등으로 장기간 입원하는 소아 환자들을 교육하는 학교로, 지난 1999년 신 회장 주도로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신 회장은 “서울대에서 연구처장도 하고 부총장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어린이병원학교 교장을 겸임할 수 있는지 항상 확인했다”며 “이곳에서 교육을 받아 수능 만점자도 나오고, 서울대 의대 전공의도 나왔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어린이병원학교 애착에는 의술(醫術)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신 회장은 “의술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전반적으로 치유해주는 ‘토털 케어’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가 없냐’고 물었더니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써달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에게 잘난 척하고 다니지 말라고 매일 혼난다”면서 밝게 웃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1955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의대 학사·석사·박사 △서울대 어린이병원 어린이병원학교 교장 △대한혈액학회 이사장 △대한암학회 부회장 △대한수혈학회 회장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회장 △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운영위원장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부회장 △서울대 연구부총장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회장 △대한적십자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