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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이코노미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12일(月)
‘노딜 브렉시트’ 째깍째깍… 어업권·공정경쟁 등 6大쟁점 여전히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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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英총리 제시한 데드라인 ‘D-3’

英, 어획 쿼터 대폭 확대 원해
EU, 영국 정부 기업 보조금과
‘체리 피킹’가능성 등 우려 커
EU금융시장 접근 범위도 논란

불공정 행위 보복조치 이견에
안보·수사 정보공유 동상이몽


말로만 듣던 ‘노딜(No-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화될 판이다. 지난 1월 영국이 EU를 탈퇴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봄·여름을 넘어 가을까지 지리멸렬하게 계속돼 온 영국-EU 간 미래관계 공식 협상이 2일 끝내 결렬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시한으로 제시한 오는 15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 측 협상 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총리 유럽보좌관은 마지막 9차 협상이 종료된 이후 “EU 정상회의까지 양측 간 입장 차가 큰 문제들을 해결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하며 사실상 노딜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표명했다. EU 측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도 “양측 사이에 지속적이고 심각한 이견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존슨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공식 협상 이후 이뤄진 전화회담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물밑 대화를 한 달간 연장키로 합의했지만, 이때도 존슨 총리가 ‘캐나다 모델’을 거론하며 합의 없는 이별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남은 기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 2일 미래관계 협상이 시작된 이후 7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양측 사이에 좁혀지지 못한 ‘심각한 이견’이란 대체 뭘까.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측 협상팀에 소속된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 “문과 창문 등을 통해 물이 새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잠수함에 들어갈 수 없다”면서 양측이 협상 타결을 위한 잠수함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6가지로 정리했다.

◇70여 종 수산물 걸린 어업권 = EU가 여전히 영국 수역에 대한 접근권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영국 측에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EU와 영국 간 해상 경계선을 오가는 70여 종의 수산물에 대한 어업권이다.

영국이 내년부터 자국 해안에서 200해리 범위까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확보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의 조업 수역을 전면 관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하면서 배분받은 총어획량과 어획 쿼터 등을 대폭 늘려야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U 역시 자국 어업인들의 희생을 감수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어서, 장기적 관점에서 어종별 포획권에 대한 세부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 관건이다.

◇국가 원조(state aid)와 공정한 경쟁의 장(level playing field) = ‘공정한 경쟁의 장’이란 한 국가의 기업이 다른 국가에서 운영되는 기업보다 경쟁 우위를 획득하는 것을 막는 공통의 규칙과 표준 등을 일컫는 통상 정책 용어다.

FT는 이를 두고 “양측이 신성시하고 있어 첫 단계부터 협상 진행을 방해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탈퇴 직전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환경·노동·세제·국가 원조 분야에 대한 공정한 경쟁의 장 없이는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EU를 칭함)에 대해 최고 수준(무관세)으로 접근할 수 없다”며 이를 포스트(post) 브렉시트 협상의 기본 기조로 삼았다. EU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유럽 내 다른 지역의 경쟁 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을 얻기 위해 정부로부터 보조금 등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영국과 의미 있는 무역 협정이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영국 측은 이것이 주권 문제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실행력을 구축할 거버넌스(governance) = 공정한 경쟁의 장과도 연결되는 거버넌스 문제는 협상을 통해 체결된 약속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의 문제다. EU는 불공정한 방식으로 경쟁 우위를 획득하거나 양측 간 파트너십을 위반하는 영국의 행위가 포착되는 즉시 신속하게 보복할 수 있기를 원한다. 다시 말해 어느 때라도 영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자유’를 얻겠다는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가 보장하고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조치다. 영국이 어업권에 대한 약속을 어기면 곧바로 영국의 농업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식이다. 영국은 이 같은 ‘교차적 보복’의 가능성을 최대한 좁히겠다는 주장이다.

◇안보 및 범죄 수사 관련 정보 공유 = 양측은 조직화된 범죄, 그리고 테러리즘 등과의 전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해 왔지만, 관련 정보를 어떻게 공유해야 할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확립되지 않았다.

전환 기간이 끝나면 EU 사법기관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영국의 접근권은 상실된다. 지문, DNA 등 핵심 정보에 대한 교환을 지속할지가 협상의 핵심 의제인데, EU는 영국의 사생활 보호 기준이 EU만큼 강력한지를 확인받아야 한다는 태도다.

이 문제는 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지난 7월 EU와 미국 간 체결된 데이터 전송 합의를 무효로 하면서 한층 복잡해지기도 했다.

◇영국 체리 피킹, 상품·서비스 무역 = 영국과 EU 양측이 ‘무관세·무쿼터’를 지향해 온 결과, 상품·서비스 무역 분야에선 비교적 협의가 순조롭게 이뤄져 온 편이다. 그러나 EU가 제공하는 단일 시장의 혜택을 영국이 ‘체리 피킹(유리한 것만 골라 선택하는 경향)’하고 있다는 EU의 지적에 종종 마찰이 빚어졌다. 예컨대 변호사, 회계사 등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EU 전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권리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영국 측은 EU가 “비교적 낮은 수준의 합의만을 제안하고 있다”며 EU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무제한 접근 거부 = EU는 브렉시트 이후 새 무역 협정 등을 통해 EU 금융 시장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을 요청하려는 영국 측의 시도를 거부하고 있다. 무역 분야와 마찬가지로 회원국 시절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할 수는 없다는 맥락이다. EU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세계적인 금융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영국에 대한 유럽인들의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지만, 관련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는 중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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