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차등교’ 하라는데…일선 학교 “현장 모르는 소리”

돌봄 차질·교사 업무 부담 등
대부분 시차등교 도입에 난색
서울교육청은 “초1 매일등교”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정에 따른 교육부의 학사 운영 지침으로 인해 수도권은 오전·오후반 등 ‘시차 등교’로 밀집도 기준을 지키면서 매일 등교가 가능해졌지만, 학교 현장의 불만이 커 실제 도입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시차등교제는 학교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는 반발이 거센 데다, 학력 격차 등에 대한 불만이 높은 학부모 역시 기존과 별반 달라진 게 없는 대책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전날 추석 연휴 특별방역 기간 이후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들이 새로운 학사 운영 방안 마련에 나섰다. 오는 19일부터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등교 인원이 정원의 3분의 2로 확대된다.

지역에 상관없이 학생 수가 300명 이하인 학교는 매일 등교가 가능해지고, 비수도권은 학교 여건에 따라 밀집도 조정이 가능해지면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면 등교가 늘어날 전망이다. 수도권은 교육부가 등교 인원 제한 3분의 2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하면서 오전·오후반을 나누는 등의 방법이 아니면 전교생 매일 등교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는 학급이나 학년에 따른 오전·오후반 도입을 학교의 자율에 맡겼는데, 학교 현장에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각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학교 현장을 모르는 소리” “교사 업무 부담 가중” 등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시차등교제는 동일 수업을 교사가 오전·오후 2번 해야 해 부담이 커 검토하다가 중단했다”며 “현실적으로 돌봄교실이나 급식 시간 조정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단계 완화로 등교 가능 인원이 3분의 2까지로 확대돼 굳이 시차 등교를 선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등교 확대가 가능해져 이를 도입하는 학교는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등학교는 고3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 고1, 2의 매일 등교가 가능하고, 중학교도 중1이 매일 등교하더라도 중2, 3의 등교가 지금보다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시차 등교제에 대한 언급 없이 ‘초1 매일 등교, 중1 등교 확대’ 방침을 내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부터 초등학교 1학년의 매일 등교와 중학교 1학년의 등교수업을 확대 실시한다”고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