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엄마! 마지막인 걸 알고 절 꼭 안아줬던 거예요?… 많이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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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교육감賞 방지원

엄마 많이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엄마 품에 안겨본 게 4월 20일, 엄마를 병원에 보내던 그게 진짜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어요. 나보다 훨씬 커서 나를 안아 올리던 때를 지나 이제는 너무 가녀리고 연약한 몸으로 나에게 겨우 안기던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서 펑펑 울어버렸는데,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못 보여주고 보내서 미안해요.

우리는 여러 번 이별의 위기를 겪었고 그래서 저는 항상 있을 때 잘하자는 다짐을 했어요. 그런데 엄마에게 너무너무 못해 준 것 같아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해서 너무 괴롭고 후회스러웠어요. 병원에 가기 전날 엄마는 그러셨죠, “늘 엄마 잔병치레 뒤치다꺼리해 줘서 고마워. 너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하고 싶은 말 있어?”

하고 싶은 말? 어떤 말을 해야 할까 하며 속으로 고민했어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엄마는 말했는데 바보같이 부끄러움 뒤에 숨어서 저는 하고 싶었던 많은 말은 다음을 기약했고, 다음다음 주에 수련회를 간다는 딱 한마디를 했어요.

엄마는 나를 수련회도 못 보내고 그렇게 가버렸네요. 엄마, 나는 엄마가 이번에도 병들과 잘 싸워서 이겨낼 줄 알았어요. 엄마는 어쩌면 마지막을 알고 그렇게 꼭 안아줬던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의미심장한 말들을 던졌던 건가요? 6시간을 기차를 타고 갔지만, 마지막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은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너무나도 고생했던 엄마니까 이제 편히 쉬라고 보내주자고 생각했어요. 엄마 너무 고생했어요. 12년 전 그렇게도 힘들게 아빠를 먼저 보내고 지금까지 정말 많이 아프면서 저를 키우셨잖아요. 힘든 건 엄만데 늘 엄만 제가 기침만 해도 놀라며 병원에 데려갔잖아요. 이제는 제 걱정 말고 아빠랑 편히 쉬고 행복하면 좋겠어요.

늘 엄마는 저에게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라고 하셨으니까 엄마의 뜻대로 씩씩하고 건강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며 행복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엄마 앞에서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는 딸이 될게요.

마지막까지 전하지 못했고 이젠 아예 전하지 못할 말이 됐지만, 너무 감사했고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제일 사랑해요. 지난해에는 이 공모전에서 편지를 써서 전했는데, 이번 편지는 조금 늦어버려서 2019년 5월 3일부로 전하지 못할 편지지만 마음만큼은 닿았으면 좋겠네요.

늘 보고 싶은 우리 엄마께 딸 지원이가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