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10.23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정치일반
[정치] Deep Read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15일(木)
‘펀드 비리’ 의혹으로 엮인 이익공동체 정권…‘사냥개 검찰’로 수사차단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권력비리에는 늘 청와대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본인들은 강력 부인하지만,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지난해 9월 4일 조국 전 민정수석이 출근길에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고(왼쪽),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지난 12일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5000만 원을 건넸다는 라임 전주(錢主) 김봉현 씨 발언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뉴시스·연합뉴스

■ 옵티머스·라임 사태의 본질

권력비리, ‘대기업 삥 뜯기’ ‘토건비리’서 ‘금융자본 비리’로… 與 이익공동체, 땅속 ‘리좀’처럼 번지고 엉켜
靑에 연줄 파견해 ‘直로비’로 ‘政·官·펀드’ 악의 사슬 유지… ‘검찰개혁’은 라임·옵티머스 수사 덮고 뭉개기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정국을 휩쓸고 있다. 단순 사모펀드 사기를 넘어, 정치권력과 관료와 펀드 간의 ‘정·관·펀 유착’으로 번지고 있다. 야당은 이를 ‘권력형 게이트’라 규정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거론했다. 이번 펀드 사태는 권력비리의 유형이 전통적인 ‘대기업 삥 뜯기’나 ‘토건비리’에서 ‘금융자본비리’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현 정권의 ‘검찰개혁’이 결과적으로 비리 수사를 막고 있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러는 사이 집권세력의 이익공동체는 악의 사슬로 엉켜, 마치 땅속 뿌리줄기 ‘리좀’처럼 번지고 있다.

◇권력비리의 진화와 조국 사태

과거 굵직한 권력비리 유형은 주로 ‘재벌 삥 뜯기’ 혹은 ‘토건비리’였다. ‘삥 뜯기’는 군사 권위주의 시절에 시작돼 심지어는 민주화 이후에도 알게 모르게 계속된 고전적 수법이었다. 박근혜 정권을 탄핵에 이르게 한 ‘묵시적 청탁’도 대기업그룹의 승계 문제를 봐주는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 같은 것을 만들어 출연금을 받아낸 것이었다는 점에서 삥 뜯기의 한 유형이다. ‘토건비리’ 역시 오랫동안 업자들과 정치인·관료를 부패의 투기동맹으로 엮는 권력비리의 전형이었다. 노태우 정권 후반기에 발생한 ‘수서 택지 비리사건’(1991년)이 대표적이다. 금융시장의 발달에 따라 본질은 토건비리이나 금융비리의 외투를 입은 사건들도 등장했다. ‘상호저축은행 영업정지 사건’(2011년)의 시발점이 된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그런 경우다.

최근 들어 권력비리는 진화했다. 핵심은 사모펀드 를 둘러싼 비리다. 권력비리가 본격적인 첨단 ‘금융자본 비리’로 이행한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이후 두드러졌다. 권경애 변호사가 밝힌 사모펀드 비리의 패턴은 이렇다.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펀드 자금으로 기술도 없는 사업체에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이사로 들어가 횡령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린다. 투자자들의 펀드 자금을 상환하는 데 한계가 오면 다른 펀드를 만들어서 돌려막기를 하고, 돌려막기를 하도록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움직일 수 있는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한다.”

사모펀드가 불법 질주하고 권력비리가 기승을 부리게 된 데에는 정권의 경제관이 한몫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자본의 규제 완화가 혁신성장이고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문 정부 청와대의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는 2006년부터 펀드 운용을 시작했고, 그의 친동생은 ‘디스커버리’라는 사모펀드를 직접 운영하다 환매 중단 사태까지 맞았다.

‘금융자본 비리’의 시작은 문 정부 청와대의 첫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조국은 지난해 9월 9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사모펀드를 통한 주가 조작·무자본 M&A·횡령 등 의혹에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을 받자 35일 만인 10월 14일 사퇴했다. 그 뒤 올 들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비리 의혹들이 터져나왔다. 이렇게 해서 사모펀드는 2020년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는 키워드가 됐다(진중권 전 교수). 금융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이 익명으로 하는 불투명한 투자 활동이나 경영에 참여한 회사의 자금 횡령을 돕는 가림막 역할을 한 것이 사실상 사모펀드 제도였다(김경율 회계사).

◇권력 이익공동체와 청와대

정권을 한때 위기로 몰아넣었던 조국 사태가 금융자본 비리의 종언이 아니라 확산에 기여한 건 아이러니하다. 문 대통령이 “(조국) 본인이 책임질 불법행위가 드러난 것은 없다”고 실드를 치면서 광범위한 모럴 해저드가 형성됐던 것도 사실이다. 사모펀드 규모는 현재 400조 원에 이르는데, 이미 10조 원 가까이 환매 중단 사태, 즉 부도를 맞았다. 손해는 전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앞으론 더 큰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논란을 낳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이들 사태는 ‘정·관·펀 유착’으로 얽히고설킨 이익공동체로 인한 공동 비리였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옵티머스 내부에서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 여기엔 청와대와 정·관·재계 인사 20명의 실명이 기재됐다고 한다.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펀드 수익자로 참여했고 권력형 게이트 사건화가 우려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청와대가 개입됐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옵티머스의 전 이사 윤모 변호사의 부인인 이모 변호사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그는 청와대 재직 중에 옵티머스 지분 9.85%를 차명으로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변호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이후 각종 소송에서 여권을 변호했다. 그는 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된 ‘셉틸리언’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기도 하다. 권 변호사는 “(비리 세력이) 아예 자기 사람들을 청와대로 들여보내 ‘직(直) 로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임 사태도 청와대 개입 의혹에 휩싸여 있다. 라임의 전주(錢主) 김봉현 씨는 금융감독원의 라임 예비조사 직전인 지난해 5월 지인에게 “금감원, 민정(수석)실이 다 내 사람”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 7월 대리인에게 5000만 원을 건네며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주라고 했다는 진술을 최근 법정에서 했다. 강 전 수석은 허위라며 김 씨를 고소했고, 대리인은 당시 강 수석을 청와대에서 만난 건 맞는다고 했다. 조국 사태의 발단 역시 그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7월 말 조국 당시 수석과 그의 가족이 블루펀드에 들어간 직후 ‘서울시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참여했다.

◇검찰개혁과 ‘사냥개 검찰’ 탄생

‘정·관·펀 유착’ 세력에게 금융자본 비리는 치명적인 유혹이다. 언제든 내부 정보로 국가보조금이 투입되는 유망사업에 참여하거나 ‘엑시트’ 할 시기를 알 수도 있고, 여차하면 영향력과 로비력을 발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를 덮고 뭉갠다는 의혹을 받는다. 문 정권에 ‘검찰개혁’이란 곧 집권자에게 충성하고 살아 있는 권력비리는 손대지 않으며 정적 제거만 노리는 주구(走狗), ‘사냥개 검찰’을 탄생시킨 것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문 정권은 올 초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했다. 지난 5월 대검이 옵티머스 건을 남부지검에 배당하려 할 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를 자청해 반부패부도 아닌 조사부에 사건을 배당한 뒤 질질 끈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내용을 담은 문건을 몇 달째 묻었다. 그러는 사이 증인은 도피하고 증거는 사라졌다. 수사 은폐·조작 범죄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여론이 악화하자 문 대통령은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권력비리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어야 할까. 권력의 사냥개들이 사건을 뭉갤 만큼 뭉갰으니 이젠 특검으로 가는 건 막아야겠다는 계산이 아닐까.

전임기자·행정학 박사


■ 세줄 요약

권력비리의 진화 : 과거 권력비리는 ‘재벌 삥 뜯기’나 ‘토건비리’였지만 최근엔 사모펀드를 둘러싼 금융자본 비리로 진화. 정치권과 관료와 펀드 간 ‘정·관·펀 유착’ 일상화. 금융자본 비리 시작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다가 비리 의혹으로 조기 사퇴한 조국임.

이익공동체와 청와대 : 조국 사태는 금융자본 비리의 종언이 아니라 확산에 기여. 정권의 조국 비호로 광범위한 모럴 해저드가 형성됐기 때문. 비리의 중심엔 청와대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음. 집권세력의 이익공동체는 땅속 ‘리좀’처럼 악의 사슬로 엮여 있음.

검찰개혁과 ‘사냥개 검찰’ : 검찰은 권력비리 수사를 덮고 뭉갠다는 의혹을 받음.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필생의 과업이라는 ‘검찰개혁’은 집권자에게 충성하고 산 권력 수사를 막으며 정적 제거만 노리는 주구(走狗), ‘사냥개 검찰’을 만든 것이라는 평이 나옴.

■ 용어 설명

‘리좀’이란 줄기가 뿌리와 비슷하게 땅속으로 뻗어 나가는 땅속줄기 식물을 가리키는 말. 포스트 모더니즘 계열 학자인 들뢰즈와 가타리의 공저 ‘천 개의 고원’에 나온 개념으로, 엉킴과 번짐의 형상을 표현함.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비공개적으로 운영하는 고수익기업투자펀드. 공모펀드와는 달리 사인(私人) 간 계약의 형태를 띠고 있어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함.
[ 많이 본 기사 ]
▶ “백신 생산원료인 계란 품질이상이 사망속출 원인일수도..
▶ 윤석열 “총장은 장관 부하 아니다… 물러날 생각없다”
▶ 박순철 지검장, 재직중 尹총장 장모 기소… ‘秋사단’ 분류..
▶ 키우는 가축들에 몹쓸짓한 ‘짐승 농부들’ 20~41년형
▶ ‘방시혁 책임론’까지… 무엇이 개미를 화나게 했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박사방’ 무료회원 추정 20대 숨진 ..
10대 손녀 앞에서 음란행위 80대 할아..
“맞고 살았다” 前남편 성기 절단…“양..
‘적반하장’ 추미애
김봉현, 국감때마다 폭로… 민변 출신..
여기자 쫓아가 호텔 침대까지…몰카에 딱 걸린..
topnews_photo 코미디 영화 보랏 속편서 공개…줄리아니 “완전히 왜곡 날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몰래카메..
mark‘방시혁 책임론’까지… 무엇이 개미를 화나게 했나
mark“秋, 무슨 근거로 부실수사라 하나…나에 대해 선택적 의심”
“백신 생산원료인 계란 품질이상이 사망속출 원인..
윤석열 “文대통령, 총선 후 ‘임기 지켜라’ 메시지 전..
성남서 독감백신 접종 후 80세 여성 사망…전국 28..
line
special news ‘갑질 논란’ 아이린 “경솔한 언행으로 상쳐드려 죄..
에디터 갑질 폭로에 사과 15년 차 에디터이자 스타일리스트인 A씨가 여자 연예인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

line
윤석열 “총장은 장관 부하 아니다… 물러날 생각없..
키우는 가축들에 몹쓸짓한 ‘짐승 농부들’ 20~41년형
박순철 지검장, 재직중 尹총장 장모 기소… ‘秋사단..
photo_news
백두산 천지 괴물 또 출현?…“2m 괴생물체 떠..
photo_news
새끼 갖고 싶은 ‘게이’ 펭귄 부부의 웃픈 사연
line
[박경일 기자의 여행]
illust
폭죽처럼 터져버린 ‘가을 색채’… 그래도 당신만의 단풍은 남아..
[이우석의 푸드로지]
illust
뜯어라, 뼈까지 쪽쪽… 씹어라, 육즙이 뚝뚝
topnew_title
number ‘박사방’ 무료회원 추정 20대 숨진 채 발견
10대 손녀 앞에서 음란행위 80대 할아버지 ..
“맞고 살았다” 前남편 성기 절단…“양형 고민..
‘적반하장’ 추미애
hot_photo
박하선 “실연 후 ‘진짜 사나이’ 출..
hot_photo
몸무게 317kg 30대의 한탄 “배달..
hot_photo
래퍼 비와이, 비연예인과 결혼…..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