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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15일(木)
‘트럼프 지지’ 극우 무장세력… 대선 불복땐 소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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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선거 돌발 변수…‘우파 민병대’ 어떤 단체인가

NYT “300여개 2만여명 활동”
백인 우월주의에 음모론 신봉

헌법상 인정 안되는 불법단체
코로나 봉쇄령 강력하게 저항

트럼프 공공연하게 결집 유도
무장하고 투표소 등장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 결과 불복 의사를 수차례 내비치면서 오는 11월 3일 선거 이후 정국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은 갈수록 힘을 키워가고 있는, 자칭 ‘민병대’ 세력 때문이다. 올해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셌던 만큼 다른 한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거부하는 우파 세력도 힘을 급속히 키웠다.

특히 일부는 민주당 출신의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 납치까지 시도하는 등 극단적인 폭력도 불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극우단체를 사실상 용인하면서 재선 실패 시 이들을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비공식 민병대는 누구…트럼프 지지하는 극우 무장세력=비공식 민병대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강하고 코로나19 봉쇄령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민병대는 1992년 미국에서 등장하기 시작했고 당시 반정부적 성격과 음모론을 믿는 성향이 강했다. 이들 단체는 2000년대에 들어 쇠퇴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다시 세를 키웠고, 현재 미국 내 가장 큰 테러 위협 단체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300여 개의 비공식 민병대 단체에서 2만여 명이 활동 중이라고 추정했고, 이 중 4분의 1은 참전용사로 구성돼 있다고 추산했다. 프라우드 보이즈, 스리 퍼센터스, 오스 키퍼스, 헌법 보안관·평화 경찰관 협회(CSPOA) 등의 비공식 민병대는 전국 단위에서 활동하며, 주 또는 카운티에서 활동하는 지역 조직도 존재한다. 현재 위스콘신 11개, 오하이오 9개, 애리조나 6개, 펜실베이니아에 7개의 비공식 민병대가 있다.

특히 이들의 폭력성은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을 숨지게 한 10대 카일 리튼하우스도 본인을 민병대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오리건주에서도 지난 9월 민병대 단체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와 연일 맞붙으면서 한때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혼란상을 빚기도 했다. 프라우드 보이즈 등 일부 단체는 완전무장한 상태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등 ‘힘’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사실상 민병대 활동 독려…민주당은 “헌법상 금지돼야”=이들의 활동 영역 확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묵적 지지 덕분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이들을 결집시키는 발언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9일 1차 대선 TV 토론회에서 프라우드 보이즈를 향해 “뒤로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한 것이 한 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SNS를 통해 “건장한 모든 남성과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보안 작전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며 자칭 민병대원들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언론들은 헌법상 이들 조직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공식 민병대원들은 미 수정헌법 제2조에 적시된 ‘규율을 갖춘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 정부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근거로 자신들이 활동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헌법 해석의 오류라는 것이다. 미국의 50개 주에선 각 주 헌법에 주지사만이 군 통수권자로서 민병대를 소집할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연방 대법원도 1886년과 2008년 민간 준군사조직은 수정헌법 제2조와 무관하다고 적시했다. 비공식 민병대가 활동 근거로 삼는 수정헌법 제2조는 정부의 통제 밖에 있는 민간 민병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으로, 이들 조직은 사실상 불법 무장단체인 셈이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 시 민병대 소요사태 가능성도=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하기를 거부한 만큼 소요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 지시를 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상 이들의 무장 시위를 유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투표소에 이들 세력을 투입,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자칭 민병대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조시 엘리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장한 민간인들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펜실베이니아·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인디애나·켄터키·노스캐롤라이나 등의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1, 2명 또는 심지어 3명으로 구성된 민병대가 나와 투표소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들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차 TV 토론에서 “투표소에 들어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들이 선거 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개적으로 훈련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엘리스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행동 요청을 한다면 헌법상 총사령관인 그는 민병대의 행동을 촉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 매코드 조지타운대 법학센터 헌법연구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지는 이유는 부정선거 때문이라고 경고한 것은 비공식 민병대들에게 행동을 스스로 취하라는 ‘도그 휘슬’(dog whistle·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집단을 겨냥해 비밀 메시지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선동수단)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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