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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16일(金)
설탕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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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을 보며 번개탄을 떠올린다면 너무 많은 비약일 테지만, 그 역할을 고려하면 그리 이상하지도 않다. 요즘에는 번개탄을 조개구이집이나 야외 바비큐장에서나 볼 수 있지만, 연탄불이 흔했던 시절에는 가정의 필수품이었다. 연탄불이 꺼진 난감한 상황에 번개탄 하나면 마법처럼 연탄불을 다시 붙여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 몸이 연탄이라면 설탕은 번개탄 같은 존재다.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로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당이다. 밥을 먹어 에너지로 바꾸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당은 바로 에너지가 되니 당에 대한 집착은 본능적인 것이기도 하다. 특히, 신진대사가 완벽하지 못한 아이들이 만만한 당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하다. 몸에서 손쉽게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당을 요구하면 입은 단 음식을 끊임없이 찾는 것이다.

그런데 ‘설탕’이 이상하다. ‘설탕’이나 ‘사탕’ 모두 한자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각각 ‘雪糖’과 ‘砂糖’으로 쓴다. 한자 ‘糖’의 발음은 ‘당’이고 수액 주사의 대표 격인 ‘포도당’도 ‘포도탕’이라고 하지 않는다. 어찌 된 일일까? 설탕이나 사탕 모두 아주 늦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기에 중국에서 이것을 도입하면서 이름도 당시의 중국어 발음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눈같이 희다는 뜻에서 ‘설탕’인데 ‘雪’은 중국어 발음 대신 우리 한자음 ‘설’로 받아들인다.

그래도 여전히 ‘사탕’이 이상하다. 본래 ‘사탕’은 오늘날의 ‘설탕’의 뜻이다.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사탕’이라 부르다가 눈처럼 희고 고운 설탕이 개발되면서 감미료의 이름은 설탕으로, 아이들의 주전부리는 사탕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런 역사를 뒤로한 채 오늘날에는 각각 비만과 충치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설탕은 번개탄처럼 금세 타오르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몸은 연탄처럼 오래도록 은근하게 타올라야 하니 아무래도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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