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새 분야 진출 잰걸음
- 엔씨소프트
자산관리 ‘AI PB’개발 착수
- NHN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나서
-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로 게임 관리
- 넷마블
구독경제 스마트홈 시장 공략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오랜 기간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선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금융과 구독 경제 등 게임 이외의 분야에 자사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수년간 체득한 AI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에서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6일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가해 금융 AI 개발에 나섰다. 엔씨는 자사의 자연어처리(NLP·사람이 쓰는 말을 기계가 이해하고 구사하도록 하는 AI) 기술과 KB증권의 투자 노하우, 디셈버앤컴퍼니의 금융 데이터를 접목해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사람이 아닌 AI가 제공하는 ‘AI PB(Private Banking)’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현재 AI센터와 NLP센터 산하에 5개 연구소를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는 범용성 높은 AI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게임 분야 외에도 자사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AI가 작성한 날씨 기사를 연합뉴스에 제공하고 있다. AI는 기상청의 일기예보 통보문과 한국환경공단 미세먼지 데이터를 해석하고, 학습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사를 쓴다.
NHN은 한국어 음성인식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자유 대화 분야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이 분야 AI 빅데이터 구축에 나섰다. NHN은 AI 및 자연어처리 기술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련 데이터 수집·가공·검수·학습·유효성 검사 관리를 위한 시스템 개발 등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은 국내 대표 바둑 AI ‘한돌(HanDol)’을 개발한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 센터장이 총괄할 계획이다. 한돌은 이세돌 전 프로기사의 은퇴 대국 상대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3번의 대국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바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림(왼쪽부터) KB증권 대표와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 정진수 엔씨소프트 수석 부사장이 지난 6일 합작법인 출범조인식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넥슨은 지난 2017년 기존에 있던 라이브 인프라실, 라이브 분석실, 게임 콘텐츠 분석실 등을 모두 통합하고 AI 인력을 충원하면서 인텔리전스랩스를 출범했다. 넥슨은 현재 2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을 향후 30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다. 지금까지 누적 데이터는 10페타바이트(PB)로, 1PB는 1024테라바이트(TB)에 해당한다. 누적 데이터 외에 매일 확보되는 데이터양만 해도 100TB 분량이 넘는다는 것이 넥슨 설명이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의 룰·시나리오·그래픽 등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도 게임 접속부터 종료까지 유저 경험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또, 이미 적용 중인 게임 내 욕설 탐지와 아이트래킹 기술을 활용한 이용자 집중도 및 지표 분석 등 외에도 다양한 부분을 공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넷마블은 자사 AI 역량을 지난해 인수한 웅진코웨이에 접목해 구독경제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2014년부터 AI 기술을 연구해 온 넷마블은 지난 2018년 AI 개발 전담 조직인 넷마블 AI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서 20년간 AI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연구한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현재 넷마블은 콜럼버스 프로젝트와 마젤란 프로젝트 등 2개의 AI 프로젝트를 운영해 AI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게임 퍼블리싱과 마케팅, 운영 등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여러 업무를 AI로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마젤란 프로젝트는 AI로 개발자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돕는 것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다. 넷마블은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 등 글로벌 회사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준공 예정인 과천 G-타운 개발 사업에도 참여해 AI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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