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현대차 등 새사업 진출 길 열려

- 산업부 규제특례委 의결

전기택시 배터리 렌털도 승인

현대차·현대글로비스·LG화학 등 기업들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활용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29년까지 8만 개의 사용후 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환경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어 각 기업이 신청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활용사업’ 3건을 포함해 총 10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실증 특례는 9건, 임시허가는 1건이다. 실증 특례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 조건에서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고 안전성 등을 시험·검증하는 제도다.

현대글로비스·LG화학·KST모빌리티는 전기 택시 배터리 렌털 사업을 함께 수행한다고 신청해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았다.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배터리를 전기 택시회사인 KST모빌리티에 빌려주고, 2∼3년 뒤 나오는 사용후 배터리는 LG화학이 전기차 급속 충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제작한다. 전기 택시는 일반 차량보다 주행거리가 길어 2∼3년 내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 택시회사는 배터리 가격을 제외한 값에 택시를 싸게 살 수 있어 초반에 많은 택시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자체 보유한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해 태양광발전설비와 연계한 ESS컨테이너 실증에 나선다. ESS컨테이너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후 배터리를 재가공한 뒤 결합해 더 큰 용량의 ESS로 활용하는 것이다. 굿바이카는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사용후 배터리를 사들여 작은 용량으로 분해해 캠핑용 파워뱅크(휴대용 배터리)로 활용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한다.

이밖에, 현대로템은 기존 전기트램 이외에 수소저장용기·연료전지·배터리 등을 탑재한 수소전기트램을 시험 제작해 트램 노선을 따라 시험 주행하는 사업을 신청, 승인받았다. 도구공간이 만든 ‘자율주행 순찰로봇’도 승인받았다. 산업단지 주변을 돌며 유해가스 누출여부를 실시간 점검해준다. 현행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차에 해당해 보도·횡단보도 주행을 할 수 없고, 순찰활동에 사용되는 영상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취득할 수 없었다.

박수진·김온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