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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지적 문화 시점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0일(火)
반갑다! 스타의 작품 사랑… 두렵다! 팬들의 미술 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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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RM이 지난 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윤형근 전시회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방탄소년단 RM이 인증샷 올리면 투어 하듯 몰려
찬열·지드래곤·정우성 등 마니아들이 긍정적 영향
화랑가 “관심 환기시켜” - 평론가 “취향 휩쓸릴까 우려”


대중문화 스타들이 미술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팬들이 추종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미술 시장에 대중문화 팬덤이 작용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관점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술관과 화랑은 환영 일색이나, 평론가들은 긍정적 반응 못지않게 경계 시각이 뚜렷하다.

“대중스타의 미술애호가 대중의 미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침체한 미술계에 큰 힘을 준다는 점에서 좋은 현상이지만, 스타 마케팅이 지나치면 시장 건전성을 해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박영택 미술평론가)

▲  위 사진은 배우 정우성이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에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며, 가운데는 빅뱅 지드래곤의 전시회 이미지 사진. 맨 아래는 엑소 찬열과 세훈이 전시회 오디오 가이드를 한다는 포스터.
대중스타의 미술 시장 영향력이 최근 화제가 된 것은 방탄소년단의 RM(김남준) 때문이다. RM은 작년 2월 서울의 화랑미술제부터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막한 ‘박래현:삼중통역자’까지 국내외 전시회를 꾸준히 찾아다니고 있다. 그는 SNS에 인증샷을 올려왔으나 화제가 몰리자 최근엔 조용히 다녀온 후 공개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그의 팬들은 그곳들을 찾아내 ‘RM 투어’, ‘남준 투어’ 코스로 부르며 인증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 마케팅을 우려하는 평자들도 RM의 미술 애호에 대해선 긍정적 시각을 보인다. 전국 각지의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그의 미술 사랑이 진정성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RM이 꾸준히 미술 공부를 한 덕분에 식견도 상당하다는 것이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의 전언이다. RM은 소외 지역 청소년에게 미술 서적을 보급하는 데 써달라며 국립현대미술관에 1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알려지는 것을 꺼렸으나 미술관 측이 설득해 공개했다고 한다.

미술관과 화랑들은 RM 투어가 화제가 된 이후로 젊은층 관객이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역시 아이돌 스타인 엑소의 찬열도 미술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찬열은 동료인 세훈과 함께 ‘거리의 화가’로 유명한 장 미셸 바스키아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를 맡았다. 롯데뮤지엄 측은 “스누피 전시회에도 참여한 찬열 씨가 이번에도 동참하게 됐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소개하면 대중이 미술 작품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도 미술품 수집가로 알려져 있다. 지드래곤은 지난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콘셉트로 삼은 작가들과 협업전 ‘피스마이너스 원’을 펼친 바 있다. 탑은 2016년 홍콩에서 열린 경매사 소더비의 특별 자선경매에 출품작을 선정하는 기획자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스타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있었으나, 두 사람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미술에 관심을 보여왔다.

영화계에서 브로맨스로 유명한 이정재와 정우성도 미술 애호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정재는 해외 아트페어를 즐겨 찾는 모습이 목격될 정도로 미술을 좋아한다. 그는 어렸을 때 미술학도를 꿈꿨으나 집안 형편 탓에 접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홍보대사를 수년간 지내며 전시회 가이드 영상을 촬영했다. 친구 정우성도 해외 아트페어와 전시회를 자주 찾고, 관련 사진을 SNS에 올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곤 했다. 정우성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양혜규 전의 오디오 가이드를 맡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준모 평론가는 “대중스타들이 미술에 관심을 보임으로써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중이 자기 기호나 취미와 상관없이 스타들의 취향에 끌려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평론가는 “미술을 대중문화 방식으로 소비하게 되면 미학, 철학적 요소가 퇴색하고 자기 성찰이 사라지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술 애호를 넘어 실제로 작품을 만드는 대중문화 스타들도 늘어나고 있다. 조영남을 비롯해 최백호, 하정우, 강예원, 솔비 등이 개인전을 열거나 단체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미술 시장 침체 속에서도 인기가 있는 편이다. 이에 대해 한 평론가는 “대중문화 스타 중에도 미술에 재능과 열정이 있어 빼어난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있으나,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수련한 이들에 비해선 미숙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스타라고 해서 그림을 남발하고 지명도에 기대어 파는 것은 미술 시장을 왜곡하는 일이니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mail 장재선 기자 / 문화부 / 부장 장재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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