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직적 감사방해 문책도 착수… 檢 수사 의뢰

야권도 관련자 檢 고발키로

감사원은 20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여부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동시에 조직적인 감사 방해 행위에 대한 문책에도 착수했다. 감사원법에 의거, 검찰 수사를 의뢰해 형사처벌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도 감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공무원 등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상 감사보고서에는 감사 과정에서 검찰 수사 의뢰나 고발 등 관련자 문책 내용이 모두 담기게 된다”며 “증거 인멸이나 은폐, 허위 진술 등에 대한 문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일부 직원들의 ‘감사 저항’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법 51조에 따르면 감사를 거부하거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자, 감사를 방해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돼 있다.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의거, 일부 공무원과 직원에 대한 수사 의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에 대한 문책을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감사가 늦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산업부 공무원이 관계자료를 거의 삭제해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사실을 감추거나 허위진술하면 추궁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항이 이렇게 심한 감사는 재임하는 동안 처음”이라고 토로하며 “감사 관련 수집자료, 문답서, 포렌식을 이용해 되살린 문서, 자체 문서까지 모두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극심할 것을 우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