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땅값 상승액, MB·朴정부의 9배”

경실련, 정권별 시세 분석
“3년간 2670兆 올라 최대”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전국의 민간 소유 땅값이 약 2670조 원 올라 무려 36% 상승했다는 시민단체의 분석 결과가 21일 발표됐다. 정권별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진보 정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땅값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정권별 대한민국 땅값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땅값이 1경2281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민간 소유 땅값은 1경104조 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말 7435조 원에 비해 2669조 원 올라 3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부 당시 2002년 말부터 2007년 말까지 3123조 원 올라 가장 높은 92%의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중 정부 당시에도 1997년 말부터 2002년 말까지 1153조 원 올라 51%의 상승률을 보였다. 연간 상승액은 문재인 정부에서 평균 890조 원으로 가장 높았다.

경실련은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됐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상승액(약 100조 원)과 비교해보면 문재인 정부 상승액이 9배나 된다”며 “1990년 이후 상승액의 67%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올랐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각종 부동산의 공시지가와 실거래가(시세)를 비교한 결과를 매년 발표해왔으며, 이를 토대로 공시지가 평균 시세반영률을 산출해 땅값 시세를 추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정부가 내놓는 땅값이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땅값은 8767조 원으로, 그중 민간 소유는 6590조 원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시지가 총액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공시지가 총액에 2020년 표준지공시지가 전년 대비 상승률(6.33%)을 적용하면 민간 소유 4345조 원으로 계산된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한국은행과 국토부가 조사한 땅값이 경실련 분석보다 3514조~5759조 원이나 낮은 셈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