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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1일(水)
북한, 中 VT-4·美 M1 에이브럼스 닮은꼴 ‘미사일 장착 신형전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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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 통해 본 재래식 무기의 변화

‘토르’ 별명 8연장 궤도형 지대공 미사일·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주목…직경 600㎜ 세계최대 방사포도
풀옵션 AK-47로 무장한 특수부대원 등 개인장비도 현대화… 우리軍도 개발못한 ‘보병용 전장네트워크’ 갖춘듯


북한군이 개인장비까지 현대화하는 등 재래식 전력이 환골탈태하고 있다. 지난 10일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심야 열병식에서 보여준 북한군의 개인장구류인 ‘북한판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과 최신형 재래식 신무기 등은 적어도 외형면에서 1950∼1960년대 구형 전투기와 전차를 운용하는 구닥다리 군대라는 선입견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 들어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에 가속도가 붙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1월 29일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을 계기로 단·중·장거리 미사일과 잠수함 전력 외에 전차, 장갑차, 특수전 장비 등 재래식 전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무력 완성 후 재래식 전력에 집중 투자 =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비대칭 전략무기 개발에만 올인하며, 북한의 재래식 전력 개발은 소홀히 해온 것으로 분석해왔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한의 재래식 전력에 대해 “솔직히 놀랐다”며, 제한된 자원과 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얼마나 군수산업 현대화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이 앞으로 10년간 퇴화할 것이라고 분석한 지난 7월 미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의 보고서가 오류였음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내 군사전문가들도 북한이 핵무력 완성 후 재래식 군사력 건설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 후 생긴 여력을 재래식 전력에 쏟는 듯하다”며 “앞으로 압도적 재래식 전력만으로 북핵을 상대하겠다는 우리 군사전략이 통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북한이 재래식 전력 투자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분명하다”면서 “예산과 기술이 얼마나 뒷받침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경제난에도 불구, 처음으로 열병식을 한 해 2번(2012·2013·2018년) 개최하는 등 체제 결속과 대내외 메시지 전달의 중요 정치행사로 여기는 것에 비춰볼 때 일부 신형무기는 성능 검증이 안 된 목업(Mockup·실물 모형)을 동원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신종 유도무기 4종 세트 등 대부분 주요 재래식 신무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비핵화 협상 기간에도 중국·러시아·이란으로부터 부품과 기술 등을 도입, 시험발사까지 하며 주도면밀하게 개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차·장갑차도 신형으로 교체 =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한 지상 전략무기 중 가장 눈길을 끈 신무기가 신형 전차다. 외형으로 볼 때 기존 북한의 선군·폭풍·천마 전차와 매우 다르며, 중국의 수출형 전차 VT-4와 닮았다. 각진 모습이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등 서방권의 전차와도 닮아 서방식 전차를 모방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대전차 바퀴형 장갑차들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 WZ-551 장륜 장갑차를 수입해 운용했다. 이번에 공개한 신형 장륜 장갑차는 WZ-551을 마치 미국의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유사한 모양으로 개조했다. 122㎜ 야포를 개조한 무인포탑형 자주포와 5연장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무장은 매우 특이하다. 중국 VTT-323, 러시아 BTR 모방 생산이 아닌 미 장갑차 외형을 모방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독자 설계한 신형 장갑차를 플랫폼으로 다양한 파생형 장갑차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신형 바퀴형 장갑차는 유사시 한국의 전차를 상대하는 대전차 전력이다. 미사일 탑재 바퀴형 장갑차도 대전차 전력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한국에 비해 성능이 훨씬 뒤처진 구닥다리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능 개량을 하고 있다.

◇특수부대용 개인장비 현대화 = 북한은 이번에 중국군은 물론 한·미 양국군 신형 전투복과 유사한 육해군 군복, 신형 방독면과 화생방 보호의를 착용한 생화학부대, 조준경과 소음기, 피라트니 레일이 장착된 개량형 AK-47 소총, 신형 불펍(Bullpup·중국 QBZ-95 불펍소총과 유사) 소총, 야시경, 신형 방탄복 및 방탄헬멧 등을 공개했다. 우리 군 화강암 디지털패션과 유사한 군복, 미군 ‘멀티캠’과 유사한 군복도 선보였다. 보병 개인장비는 한국군의 ‘워리어 플랫폼’과 비슷하게 북한군의 개인전투체계를 대폭 개량하는 ‘북한판 워리어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들어서부터 특수부대의 훈련 영상을 공개하는 등 특수부대원들의 전투력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특수부대원들에게 선진적인 장비를 입힌 모습을 전시하며 자신들의 군 현대화를 뽐내기도 했다. 이번에도 육해공 특수부대원은 물론 평양을 담당하는 경찰 특공대원들에게 발전된 장비를 장착시켰다. 특히 주력 무장인 보총(자동소총)에 소음기, 웨폰 라이트, 레이저 표적 지시기, 망원경 및 조준경을 장착했다. 북한 특수부대원들에게 우리 군 특전사와 같은 ‘풀옵션’ 자동소총을 들게 한 것이다. 여기다 벨라루스에서 수입한 것으로 보이는 단안형 야간투시경과 방탄복, 그리고 멀티캠으로 불리는 위장무늬 군복을 입혔다. 일부 군인은 팔뚝에 군용 스마트폰으로 추정되는 장비와 무전기를 장착했다. 이는 우리 군도 아직 개발 준비 중인 ‘보병용 전장 네트워크’로 추정된다. 북한 특수작전 부대가 무인기의 도움을 받아 초대형 방사포 공격을 유도하는 등 작전에 나선다면 한·미 양국군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판 토르 신형 대공미사일, 초저공 정밀타격 미사일 =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8연장 궤도형 미사일은 정밀 타격을 위한 신형 미사일로 추정된다. 러시아 KH-35 대함미사일을 지대지 미사일로 개량한 것으로 목표 탐색, 자동 경로 및 목표 탄착 전 초저공 비행이 가능한 정밀타격 신형 미사일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신형 대공 무기들도 등장했다. 북한은 2016년 4월 ‘번개 5호’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무기를 처음 공개했다. 러시아의 S-300와 중국의 HQ-9과 매우 유사했다. 최소 100㎞ 이상의 장거리에서 아군 항공기를 요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신형 대공 무기는 일명 ‘북한판 토르’라는 별명이 붙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다. 시리아와 아르메니아에서 실전을 치른 러시아제 TOR-M2KM 및 중국의 HQ-17A와 생김새가 매우 유사하다. 대형 지대공 미사일이 레이더 차량과 미사일 차량이 분리된 것과 달리 이 미사일은 미사일과 탐색 레이더, 추적 레이더가 모두 일체화돼 있다.

◇초대형 방사포 등 신종 유도무기 4종 세트 고체연료 세대교체 = 이번 열병식에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시험발사를 통해 성능을 입증, 전력화 단계에 들어간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미사일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둔 ‘600㎜급 초대형 방사포’인 KN-25, 대구경 조종방사포 등 신종 유도무기 4종 세트 실물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KN-23 미사일은 차륜형과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 각각 탑재돼 등장했다. KN-23, KN-24는 고체엔진으로 사전 연료 주입 과정 없이 기습공격이 가능하며 저고도 비행으로 요격 회피 기능이 있다. 기존 스커드 미사일에 비해 발사대 운용요원이 3명이나 감소돼 운용 효율성이 증가되는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진화가 눈에 띈다.

직경 600㎜급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방사포인 초대형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약 400㎞로 4·5·6연장형 등 3종이 등장했다. 5연장 초대형 방사포 차량은 고기동 전술차량 형태였다. 남한 대부분 지역이 북한 방사포의 동시 타격권에 들어간 것이다. 이동식 발사대(TEL) 역시 독자 설계가 가능한 수준으로 성능이 개선되고 기동성 및 화력이 증가하도록 진화했다. 300㎜ 방사포 발사대는 8연장에서 12연장, 600㎜ 발사대도 4연장에서 5연장으로 탑재량이 증가했으며 우리 군 현무 2 지대지 탄도탄 발사대와 유사한 4축 8륜 고기동 트럭에 탑재됐다. 특히 신종 유도무기 4종 세트는 주한미군의 심장부인 평택·오산기지는 물론 경북 성주 사드 기지, 김 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F-35 스텔스기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또 전술적 특성이 다른 미사일과 미사일급 방사포 수십 발을 ‘섞어 쏘기’ 하면 기존 한·미 미사일방어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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