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사망 속출… 곳곳 접종 셀프중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트윈데믹’ 우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추가 발생한 경기 군포시 남천병원에서 구급대원들이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전국서 사망자 34명까지 늘어
포항 1주일 보류·전남은 검토
질병관리청, 오후 중단여부결정

23일 오전 부산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한 80대 여성이 사망하고 전남 여수에서도 70대 여성이 숨지는 등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가 34건째 확인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 시민들의 ‘접종 셀프 중단’이 이어져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고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친 뒤 접종 중단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시 54분쯤 부산진구의 주택에서 4일 전 독감 예방 접종을 한 8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가족 신고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사망자는 지난 19일 지병 치료를 위해 대구 모 병원을 방문했다가, 병원 측의 권유로 독감 예방 접종을 했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의 사망 원인은 고령에 의한 심혈관질환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독감 예방 접종과의 연관성 여부도 부검 등을 통해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0시까지 3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날 0시 기준으로 12명이었던 만큼, 하루 만에 사망 사례가 20건이나 급증한 셈이다. 이날 0시 이후 발생한 부산과 여수 사례를 더하면 사망자는 최소 34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접종을 보류하는 지자체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이날부터 29일까지 1주일 동안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독감 예방 접종 시행 위탁계약을 체결한 시내 200여 개 병·의원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1주일 동안 유보해줄 것을 일제히 권고했다. 전남도 역시 독감 백신 접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도 이날 관내 전체 의료기관에 접종 보류 권고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연일 급증하면서 ‘트윈데믹’(동시 유행)의 우려도 나온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요양원과 재활병원, 노인주간보호시설 등을 중심으로 경기 지역에서 103명이 발생하면서 42일 만에 최다인 155명 늘었다.

최재규·김구철 기자, 부산 = 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