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이념’ 매몰된 시대… 더 빛나는 ‘혁신·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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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에 “가치 계승” 목소리
“미래리더십 유산… 반기업·평준화 포퓰리즘 넘어서야”
이낙연·김종인·박용만 등 조문… IOC는 조기 게양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이란 기업을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올렸고 우리 사회가 계승, 발전시켜야 할 가치가 높은 유산을 남겼다. 국내 석학과 경제전문가들은 26일 이 회장의 혁신과 통찰, 도전정신을 한국 사회가 본받아야 할 키워드로 꼽았다. 특히 과거지향적인 흐름에 매몰돼 있고 이념, 평준화에 치우쳐 있으며, 경기침체와 기업가 정신의 실종, 반기업 정서의 팽배, 인재양성의 소홀이란 난맥상에 봉착한 우리 사회에, 이 회장의 미래를 통찰하는 혜안과 도전정신, 혁신을 추구하는 자세가 매우 유의미하고 소중한 사회적 유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회장은 한국 기업의 ‘기업가 정신’을 대표하는 분”이라며 “온정주의를 넘어 시스템을 갖춘 기업 문화를 만들어낸 인물로, 삼성을 현대화한 그의 리더십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는 “선진국과 달리 기술과 인재가 없는 가운데 도약을 이뤄낸 그 도전의 힘과 의욕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며 “이 회장은 자신의 위치에서 훌륭한 항해를 했는데, 이 회장처럼 자기 역할을 성찰해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세계 선진국과의 격차를 메울 수 있었던 데는 과거·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한계를 딛고 일어서는 기업가 정신이 핵심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고려대 총장을 지낸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이 회장은 경제, 정치, 사회 모든 부분에서 혁신을 강조하고 실천한 인물”이라며 “선진 체제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한 그의 일생은 앞으로의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 회장의 ‘통찰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회장의 ‘스탠더드(기준)’가 상당히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이 2010년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고삐를 죈 것처럼, 그의 몸에 배어 있던 혁신과 도전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는 언급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 회장은 1987년에 이미 ‘초일류’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유행어처럼 쓰이지만 당시엔 있지도 않던 개념”이라며 “관성과 일상에서 벗어나 미래를 지향해야 성공할 수 있다. 요즘 시대에는 너무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탓하는데, 자신이 변화시켜갈 수 있다는 혁신의 메시지가 이 회장의 유산”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또는 부유층을 무작정 적대시하는 반기업 정서, 평준화에 매몰된 포퓰리즘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오전 이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빈소에서는 이 회장의 입관식이 거행됐다.

김성훈·곽선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