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 끝내주네… 소리가 주는 매력 ‘배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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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러로 배기가스 흐름 조절
車마다 개성있는 사운드 구현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포효하는 호랑이 소리가 특징

조용한 전기차도 엔진음 장착
내연기관 같은 감성 주행 가능

자동차의 이미지는 차를 구매할 때 크게 고려하는 요소다. 이에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를 만들 때 그 차만의 특색 있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통해 그 차량, 더 나아가 브랜드가 정의되기 때문이다. 외관 디자인뿐 아니라 엔진음, 배기음 같은 ‘소리’는 자동차 운전에 감성을 더해주는 매력 포인트로 자동차의 이미지를 특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운전의 재미를 강조한 자동차의 경우, 엔진음과 배기음은 차량의 성격을 또렷하게 만듦과 동시에 운전자가 느끼는 스포티한 주행 감성까지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의 엔진과 배기 시스템 사운드를 더욱 맛깔나게 다듬는다. 자칫 소음으로 취급될 수 있는 엔진음이나 배기음이 ‘감성 품질’을 높이는 사운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우렁찬 배기음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도 있을 정도다. 최근엔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내에 스포츠카의 엔진음을 들려주는 기능도 심심찮게 탑재되고 있다.

특히 고성능차의 경우 배기음을 통해 그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차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중 가장 뚜렷하고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이 배기음인데, 파워풀한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차는 강렬하고 우렁찬 배기음을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고성능차의 화끈한 배기음은 듣는 사람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배기음을 좌우하는 것은 흔히 머플러라고 부르는 소음기다. 소음기는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흐름을 조절해 적당한 수준으로 음량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때 소음기 내부에서 소리를 줄이는 과정에서 배기가스가 흡음재와 내부 관 등에 부딪히며 독특한 음색이 만들어지는데, 그게 배기음이다.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을 출시하며 고성능차라는 주행성능의 특성과 어울리는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N 브랜드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도 N이 지나가면 고개를 돌리게끔 매력적인 소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대차는 N 브랜드 배기음의 음질 캐릭터를 ‘포효하는 호랑이’로 정하고, 호랑이 포효 소리의 주파수 특성을 분석해 N 브랜드만의 배기음을 개발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인 벨로스터 N의 개발 단계부터 스포티한 감성을 부각하고자 사운드에 많은 공을 들였다. 벨로스터 N은 엔진 토크 및 RPM(분당 엔진 회전수)에 따라 배기파이프 유로를 능동적으로 제어, 운전 모드에 따라 배기음을 차별화하는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을 장착해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배기음을 차별화했다. 특히 벨로스터 N은 가속페달을 밟다가 뗄 경우 엔진 실린더의 점화 시기를 지연시켜 폭발음을 생성하는 후(後)연소 배기음(Afterburn Sound)을 적용하고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과의 협조 제어를 통해 사운드 성능을 극대화했다. 흔히 팝콘 터지는 소리에 비유되는 후연소 배기음은 ‘팝스 앤드 뱅스(Pops and Bangs)’라고도 부르며 포르쉐, 메르세데스-AMG, 아우디 RS, 애스턴마틴 등 고성능 브랜드 차량에도 적용됐다.

엔진음은 전통적인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에서도 중요 요소로 꼽힌다. 엔진 소리에 ‘예술적 가치’를 품은 것으로 인정받는 마세라티는 새로 개발하는 전기차에도 기존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마세라티 자동차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입히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 마하-E’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날 법한 강력한 엔진 소리가 장착된다. 포드 관계자는 “엔진 소리가 없으면 단순한 전기차일 뿐”이라며 “머스탱 마하-E에 장착되는 엔진 소리는 머스탱의 정신을 경험하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