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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맹난자의 한 줄로 읽는 고전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6일(月)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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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국양개타일루(叢菊兩開他日淚)하고

고주일계고원심(孤舟一繫故園心)이라

국화는 다시 피어 눈물짓게 하고/ 외로운 배는 매인 채라 언제 고향에 돌아가랴.

두보(712∼770)의 ‘추흥(秋興)’ 8수 중 1수의 안구(眼句)다. 전란으로 고향을 떠난 두보는 가족을 배에 태우고 장강을 떠돌다가 기주(夔州)에서 2년간 머물렀다. 전 생애 시작품 중 삼 분의 일(440수)을 여기서 지었다. ‘찬 이슬 내려 단풍은 물드는데/ 쓸쓸한 무산(巫山) 골짜기를 가면/ 강 물결 하늘에 치솟고/ 변방을 어둡게 뒤덮는 구름/ 국화는 다시 피어 눈물짓게 하고/ 외로운 배는 매인 채라 언제 고향에 돌아가랴/ 이제 추위가 오리라/ 백제성을 흔드는 다듬이소리, 다듬이소리.’(1수의 전문)

이 시의 ‘고주일계’ 외롭게 매여 있는 배 한 척. 자취생활 중이던 어느 추석날 나는 남의 뒷방에서 이 시구를 외웠다. 서울서 태어나 달리 고향이 없는 내게 두보의 신병과 오랜 그의 표랑과 망향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 추위가 오리라’ 냉기를 예감하며 낯선 곳에 한 척 배로 묶여 있는 나. 갑자기 어머니가 타계하셔서 동생들은 서모 집에 계신 아버지에게로 들어갔고, 무슨 만용인지 직장을 그만둔 나는 불교학과에 편입해 가정교사로 일할 때였다. 지프차가 내가 가르치는 아이를 등교시키고 나를 학교에 내려주면 너무 이른 시각, 벤치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화단에 국화꽃 망울들의 ‘타일루’가 내게로 옮겨왔다. 삿갓을 눌러 쓰고 고향을 떠난 김삿갓이 떠올랐다. 고향은 떠난 자의 가슴에 남아 있는 이름이며, 실패한 사람에겐 돌아가 눕고 싶은 땅이리라. 다병한 몸으로 평생 불우했던 두보는 장사(長沙)에서 악양으로 오는 배 안에서 숨을 거뒀다. 43년이 지나 손자가 고향 땅 수양산 기슭으로 할아버지 유해를 옮겼다. 우리가 돌아갈 곳은 자연, 영원한 고향이란 결국은 한 줌 흙이 아닐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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