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법무장관에 ‘형님’… 옵티머스 핵심 정영제 어디에

성지건설회장 명함 들고
정·관계 로비 의혹 몸통
중국 등 밀항 가능성도

옵티머스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정영제(잠적 중)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가 A 전 법무부 장관 등과 저녁 자리를 가지는 등 정·관계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주변에 과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11월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정식집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A 전 장관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날 저녁 자리에는 정 전 대표 외에도 성지건설 관계자 2명이 함께했다. 당시 정 전 대표는 성지건설 ‘회장’ 명함을 갖고 다니며 성지건설을 공동 경영 중이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된 것처럼 포장돼 성지건설에 들어왔던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저녁 자리에 참석한 성지건설 관계자 모두 “정 전 대표가 A 전 장관에게 인사를 드려야 한다며 만들어진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를 거느린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A 전 장관이 성지건설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거라며 정 전 대표가 자리를 만든 것”이라며 “정 전 대표가 A 전 장관을 ‘형님’으로 부르며 아주 가까워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정 전 대표 지시로 당시 저녁 자리를 내 이름으로 예약했다”며 “둘 사이가 단순히 아는 사이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A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정 전 대표를 알고 지낸 것은 맞지만, 저녁 모임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고 관련해서 부탁받은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의 늑장 수사로 정 전 대표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해외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정 전 대표는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유치 외에도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에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옵티머스 전 임원은 “현재 중국 등으로 밀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