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WTO 총장에 유명희 지지 않기로 공식화”

日매체 “곧 WTO에 입장전달”
스가, 취임뒤 첫 소신표명 연설
한·일 관계 발언 나올지 주목

세계무역기구(WTO)가 오는 11월 7일을 신임 사무총장 선출 기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선거 초반부터 복병으로 꼽혔던 일본 정부가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지 않을 방침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소신표명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한·일 관계 관련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교도(共同)통신은 26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 정부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할 예정이며 조만간 WTO 측에 이 같은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 출신 후보가 당선될 경우 WTO 내 분쟁 해결 절차의 형평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유 본부장은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하는 과정에서 전면에 나섰던 인물이다.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가 이날 오후 임시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관련 입장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또 스가 총리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 이날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총리의 소신표명 연설은 임시 국회가 시작되는 날 당면 정치 과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외교·안보 분야를 포함해 총리의 정국 구상을 파악하는 데 핵심 자료로 쓰인다. 다만, 스가 총리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만큼 휴대전화 요금 인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결의 등 국내 이슈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근거로 꼽히는 일본학술회의 논란에 관해선 공식 언급은 없을 예정이지만, 28일부터 이어질 중·참의원 질문에서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