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피플>아프리카계 미국인 첫 추기경…‘인종 차별 반대’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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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턴 그레고리

윌턴 그레고리(72·사진) 미국 워싱턴DC 대주교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25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레고리 대주교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깜짝 발표한 13명의 신임 추기경 리스트에 포함됐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높은 성직자 지위다. 호세 고메즈 미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은 성명에서 “교황이 미국 교회에 희망과 포용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몇 달간 그레고리 대주교는 교구 지도자들에게 꾸준히 인종 문제를 개선할 것을 촉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레고리 대주교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확산하던 지난 8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 57주년을 기념해 열린 미사에서 “우리는 인종적 정의와 민족적 화합을 위한 투쟁의 기로에 서 있다”며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시카고 출신인 그는 애틀랜타 교구에서 수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워싱턴으로 넘어왔는데, 당시 교황이 그를 미국 최초의 흑인 대주교로 임명했다. 미 가톨릭 주교회의에 따르면 미국 내 3만7000명으로 추정되는 가톨릭 사제 중 약 250명만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고 한다. 빌라노바대의 역사학과 조교수인 섀넌 디 윌리엄스는 “그레고리 대주교의 임명은 교회 내에서 인종 차별과 노예 제도, 분리·배척에 대항하는 오랜 투쟁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그레고리 추기경과 함께 르완다·브루나이에서도 처음으로 추기경이 배출됐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