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어도 식지않는 트로트 열풍

찬바람이 부는데도 트로트 열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하반기 트로트 관련 콘텐츠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MBC의 트로트 오디션 ‘트로트의 민족’이 첫 방송부터 10% 가까운 시청률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MBC가 23일 방송한 ‘트로트의 민족’은 전국 시청률 9.8%(닐슨코리아 집계)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트로트가 소재이고,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콘셉트에서 크게 달라질 게 없었지만 눈에 띄는 출연자로 관심을 모았다.

송민준, 김민건, 김소연 등 새 얼굴이 대거 출연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전국 8개 지역에서 80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올라온 가운데 이날 방송에선 서울과 경기팀의 대결이 흥미진진했다.

경기팀의 송민준은 임영웅과 한집에 살았던 친구로 소개됐는데 실력도 빼어났다. 배호의 ‘누가 울어’를 불러 서울팀의 홍지명을 7대0으로 이겼다. 심사위원인 작사가 이건우는 “가사 전달력이 정확하고 감정이 살아 있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트로트 신동 김민건(경기팀)은 김연자의 ‘수은등’을 간드러지게 부르며, 서울팀의 중학생 국악 남매를 상대로 역시 7대0 압승을 거뒀다. 심사위원 진성은 “이렇게 표현력 좋은 열두 살은 보지 못했다. 관리만 잘하면 대한민국의 사랑을 받는 트로트 재목감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김민건은 울음을 터뜨려 또 한 번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이 밖에도 처음 무대에 선다는 여고생 김소연, 퓨전 트로트 밴드 경로이탈 등이 출연해 이목을 끌었다.

여전한 인기 속에 각 방송국의 트로트 오디션은 줄줄이 방송될 예정이다. KBS도 똑같은 콘셉트로 ‘트롯 전국체전’을 11월부터 방송한다. 지난 19∼21일 첫 촬영이 이뤄졌다.

트로트 열풍을 촉발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 시즌2’는 올겨울 방영될 예정이다. 9월까지 3차 예선을 완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수선한 극장가에도 트로트가 조용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2일 개봉한 ‘미스터트롯: 더 무비’가 개봉 나흘 만에 누적 8만6915명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4위를 유지했다. 임영웅, 장민호 등 ‘내일은 미스터트롯’ 멤버들의 공연 장면을 모은 작품이다. 역시 ‘내일은 미스터트롯’으로 잘 알려진 김호중을 다룬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도 9월 29일 개봉 이후 약 한 달간 박스오피스 10위권을 지켰다. 누적 관객은 약 10만 명에 달했다.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