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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7일(火)
잘 놀아야 일도 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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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윤기, 왜지?, 110×43×390㎝, 브론즈, 2019
천진난만(天眞爛漫)이란 말은 어린이에게만 쓰는 전용어 같다. 구김살이 없고 자연 그대로의 참됨이 난만, 즉 찬란히 넘쳐흐른다는 말이다.

우리의, 특히 우리 새싹들의 모습이어야 마땅하다. 마음껏 놀면서 언제나 활짝 웃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구김살 없는 아이들은 뉘 집 자식들인지 가릴 것 없이 하나같이 귀티가 좔좔 흐른다.

그런데 즐거워해야 할, 마땅히 그래야 할 모습이건만 백윤기의 ‘아이들’(그림 ‘왜지?’ 중)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과학자를 꿈꾸며 로봇을 가지고 놀아야 할 아이, 손흥민을 우상으로 삼고 공놀이를 해야 할 아이들…. 예쁜 옷차림에 어울리지 않게 함박웃음이 사라진 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로댕의 ‘팡세’만큼이나 심각하고 어두운 표정이라니. 그들 눈에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어른들 세상이 아닐까.

이전 세대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이만큼 살고 있다는 것은 맞는 얘기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열심히 일했고, 또 신명 나게 놀았기 때문에 이쯤 된 것 아닌가. 외국인들이 노래방 따라가서 느끼기를, 한국인들은 일할 때나 놀 때나 너무도 열정적이라 한다.

사람의 창조적 역량이 잘 노는 데서 나온다는 것은 진리다. 춤추는 자리만 가면 얼어서 뒤로 숨어야 하는 나, 그런 못난이는 없었으면 좋겠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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