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1.9%…“기저효과일뿐 V자 반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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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등 수출지표 개선
한은 제시 年성장률 달성할듯

작년3분기 대비 역성장 여전
민간소비도 다시 마이너스로
“축배 들기엔 이르다” 지적도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1.9% ‘깜짝’ 반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질 쳤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브이(V)자 반등과 같은 완전한 회복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땐 여전히 역성장(-1.3%)을 기록한 데다 민간소비는 도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은은 27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기 대비 1.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1분기(2.0%)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남은 4분기 성장률이 0.0∼0.4% 수준일 경우,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했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1.3%)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 지표가 개선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15.6% 증가해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셧다운’(봉쇄 조치)이 벌어졌던 지난 2분기에는 16.1% 급감했었다. 수입 역시 원유, 화학제품 등을 위주로 4.9%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6.7% 늘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을 중심으로 0.1% 증가했다.

반면, 지난 2분기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1.5% 증가했던 민간소비는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의류 등 준내구재 부진으로 0.1% 줄었다.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건설투자도 장마와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토목건설 위축 등으로 7.8%나 감소했다.

그래프상 성장률이 반등했을 뿐 경기가 브이자 회복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한은과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3분기 성장률만 놓고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1분기 GDP를 1로 볼 때 지난해 4분기 (1.027)까지 높아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하고 3분기 들어서 (1.001로) 올라왔다”며 “여전히 지난해 4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이전에 상승하던 추세선에 이르기엔 남아 있어 브이자 반등으로 보기에는 주저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득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 고용 불안정성 등이 소비 성향에 반영되면서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2022년 1분기에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하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3분기 성장률을 두고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며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송정은·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