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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8일(水)
“인성 문제있어?”… 연예계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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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박경 언행 이슈 돌출
연예인 평가 키워드 떠올라
기획사들 철저 검증·교육도

사소한 논란으로 활동 중단
공직자보다 날카로운 잣대
“과도한 요구” 비판 목소리도


‘인성’이 연예계의 키워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최근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왼쪽 사진)에게 모멸감을 느꼈다는 스타일리스트의 폭로가 나와 아이린이 공식 사과한 데 이어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저지른 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오른쪽)이 고개를 숙이는 등 스타들을 둘러싼 인성 검증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왜 인성이 강조되나?

유튜브에서 ‘연예인 인성’을 검색하면 특정 연예인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딴지를 거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영상들의 조회수는 수십만∼수백만 건에 이른다. 연예인 인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이렇듯 연예인의 인성은 몇 년 사이 그들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다. 선행 사례가 연예인들의 인기를 끌어올린 반면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활동이 중단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특히 지난해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버닝썬 사태’를 통해 가수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의 ‘불법’ 행동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연예인들의 인성 검증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인성은 연예인의 직무와 직접 연결되는 평가 기준이라 보긴 어렵다. 하지만 어느새 그들을 평가하는 최우선 덕목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연예인의 숙명이라 볼 수 있다.

연예인이 ‘만만한 존재’라는 것도 이유다. 대중이 불만을 토로해도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의 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반면, 연예인을 둘러싼 인성 논란은 그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아예 활동을 막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연예인들에게 ‘인기’라는 상을 준 대중이 직접 끌어내릴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각 연예기획사도 신인을 발탁할 때 인성 및 교우 관계를 체크하는 과정이 빡빡해졌다. 데뷔 전 예의범절이나 왕따 방지 교육을 비롯해 올바른 성(性) 관념을 갖게 하기 위해 전문가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의 유교적 사고와 공동체적인 전통은 올바른 품성을 요구하는 사고방식을 학습시켰다”며 “특히 주목도가 높은 연예인은 윤리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왜 공직자·성직자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될까?

“연예인이 왜 성직자보다 더 도덕적이어야 할까?” 연예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같은 유명인이라도 정치인(20대 총선 입후보자 중 40%가 전과자)이나 경제인은 흠결이 있어도 활동에 큰 지장이 없는 반면, 연예인들은 사소한 인성 논란 하나에 연예계 생명이 끊긴다.

스마트폰과 SNS의 등장은 인성 검증을 가속화시켰다. 오가다가 연예인과 마주친 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현장을 녹화하거나 녹취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렇게 포착된 장면은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간다. 지난 5월 가수 서인영은 스쿨존 도로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가 무단횡단 논란이 불거져 사과했고, 가수 남태현은 주차 보조요원에게 돈을 손가락에 끼워서 주는 장면이 포착돼 인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으로서 감수할 부분이라지만, 더 큰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직자에 비해 연예인들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너무 무겁다”고 토로했다.

해외는 국내에 비해 연예인의 연예 활동과 사생활을 구분 짓는 경향이 짙다. 1억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팝스타 저스틴 비버는 폭행 및 음주운전 혐의로 수차례 체포됐다. 그가 웃으며 찍은 머그샷(범죄자 식별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로서 그의 행보나 인기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비버가 가진 연예인으로서의 능력을 높이 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 평론가는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을 ‘공적 존재’로 보고 과도하게 모범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덜 성숙된 측면도 있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에게 그런 도덕성을 요구하고 감시해야 하는데, 오히려 연예인에게 그 에너지를 쏟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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