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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고맙습니다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8일(水)
40代에 홀로 돼 5남매 키우신… 박사 아들 자랑하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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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윤화례 님께

엄마, 사랑하는 엄마. 엄마만 생각하면 애잔합니다. 열여덟에 시집와 아빠가 군에 가신 3년 동안 시부모님 모시며 고된 농사일을 하시고 후에는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를 몇 년 동안 돌보셨습니다. 또 40대에 아빠가 돌아가신 후 혼자서 5남매를 가르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저는 엄마 딸로 태어난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춘기 때 대들고 반항한 것 정말 죄송합니다. 그때는 너무 어렸어요. 하늘처럼 믿고 따랐던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도 힘드셨겠지만, 저도 많이 힘들었답니다. 제가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고 보니 왜 그렇게 철없이 굴었을까 싶네요.

혼자서 자식들 가르치는 게 도시에서도 힘든데, 시골에서 농사까지 지어가며 그렇게 하셨으니 정말 장한 어머니십니다. 오빠들과 동생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도시에서 다니는데 저만 형편 때문에 시골에서 다니는 것을 두고 마음 아파하셨죠. 엄마, 그러시지 않아도 돼요. 우리 집 형편에 정규 고등학교 보내주신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해요.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도시보다 시골 학교 출신들이 훨씬 끈끈하고 정이 있어요.

지난봄에 엄마가 그러셨지요. 다른 아들딸은 고등학교를 도시로 보냈는데 너만 시골에서 다니게 해 마음이 아팠다고. 하지만 지금 친구들과 잘 지내는 거 보니까 시골 학교를 보낸 게 나쁘지는 않다고. 엄마, 저는 고등학교를 보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집을 일찍 떠나지 않고 엄마랑 더 오랫동안 지낼 수 있었잖아요. 젊어서부터 일해 우리 5남매 뒷바라지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어요. 그 모습은 어디 가시고 이렇게 여리고 약한 할머니가 되셨을까요. 이젠 호미질도 잘 못하시고 냉동실에 있는 음식물을 꺼내는 것도 힘들어 보이니 엄마도 연세가 많이 드셨구나 싶습니다.

작년 봄 젊은 큰사위를 떠나보내고 무척 수척해지셔서 마음 아팠는데 막내 오빠의 박사학위 소식에 좋아하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8월에 막내 오빠 박사 논문이 통과됐다는 문자를 받고 제일 먼저 엄마에게 알려드렸더니 엄청 좋아하셨지요.

“엄마! 엄마 막내아들 경제학 박사 됐어요. 엄마 당당하게 사셔! 우리 지역에서 의사와 검사는 있어도 박사 아들 둔 사람은 엄마밖에 없어요. 마음껏 자랑하셔도 돼. 아무리 박사가 흔하다고 하지만, 이 시골에서 박사 된 사람 있어요? 없잖아. 늦은 나이에 직장 다니며 공부한 오빠도 대단하지만 그런 아들 보며 마음 졸인 엄마, 엄마가 최고예요”라고 했더니 “오메, 내 아들이 박사 됐다냐” 하시면서 좋아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엄마, 힘들고 외롭게 사셨던 지난 세월이지만 엄마 인생에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이젠 아무 걱정 마시고 엄마 건강만 챙기세요. 아들딸 걱정도 그만하세요. 나이도 들 만큼 들었고 각자 알아서 잘살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오히려 엄마가 어디 편찮으실까 봐 저희가 더 걱정입니다. 엄마, 아프지 마시고 앞으로 딱 10년만 더 저희 곁에 있어 주세요.

딸 노미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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