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계첩’의 경현당석연도(景賢堂錫宴圖).
문화재청, 오늘 지정 예고
풍산 홍씨家서 300년 전승
300년 넘게 풍산 홍씨 후손가에 전래된 ‘기사계첩(耆社契帖)’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29일 “숙종이 대신 홍만조에게 하사한 기사계첩(보물 제639호)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기사계첩은 1719년에 59세가 된 숙종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해 제작한 화첩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 정2품 이상 직책을 지닌 문관(文官)들을 우대하던 기관으로, 숙종은 나이가 되지 않았으나 태조 이성계가 60세에 들어간 예에 따라 입소했다.
행사는 1719년에 실시됐으나 계첩은 초상화 제작에 시간이 걸려 1720년에 완성됐다. 총 12첩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5건이 전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은 2019년 국보 제325호로 지정됐다.
홍만조 가문에 전해진 기사계첩 내용은 다른 전승 본과 유사하다. 기로신 중의 한 명인 좌참찬 임방이 쓴 서문과 경희궁 경현당(景賢堂) 사연(賜宴) 때 숙종이 지은 어제(御製), 대제학 김유의 발문, 행사 참여자 명단, 행사 장면 기록화, 기로신 11명의 명단과 이들의 반신(半身) 초상화, 기로신들이 쓴 축시(祝詩), 계첩을 제작한 실무자 명단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전승본과 다른 것은, ‘만퇴당장(晩退堂藏·만퇴당 소장)’ ‘전가보장(傳家寶藏·가문에 전해 소중히 간직함)’이라는 글씨가 수록돼 있는 것이다. 만퇴는 홍만조의 호로, 숙종이 홍만조에게 하사해 풍산 홍씨 가문에 계첩이 전승됐음을 알려준다. 문화재청은 “제작 시기와 제작자가 밝혀져 있고 온전하게 보관됐으며, 글씨와 그림이 높은 품격을 지니고 있어 국보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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