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진실공방까지… 택배사태, 갈수록 혼란

처우개선 대책 나오는데
노조 무기한 총파업 돌입
업체 “사망원인 왜곡 심해”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 논쟁으로 불거진 택배 사태가 갈수록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 회사들이 잇따라 택배 기사 처우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택배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사태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지난 27일 ‘롯데택배 전국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분류 작업 인력 추가 투입과 초과물량 공유제, 산재보험 가입 및 건강검진 시행 등 각종 지원책을 발표했다. 한진택배는 택배 회사로는 처음으로 11월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조치가 업계에 확산할 경우 택배 업계의 ‘더 빨리’ 배송 경쟁풍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택배 회사들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확산하면서 ‘진실게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 12일 발생한 대구 물류센터 단기직 사원 사망과 관련해 사실 왜곡이 심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일부에서 고인에 대해 택배 분류 노동을 거론하는데, 고인은 택배 분류와 무관한 포장지원업무 담당자였다”며 “택배 분류 업무 전담 인원 4400명을 따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 살인적인 근무에 시달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규직 전환을 위한 상시직 제안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실제 고인에게도 지난달에만 20회 이상 상시직을 제안했지만, 고인이 모두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정의당) 의원이 지난 26일 국정감사에서 “야간근무 업무 부담을 고려하면 7일 연속 근무시간이 70시간이 넘는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