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문화 시점>웹툰·게임까지 좀비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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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초의 좀비영화 ‘화이트 좀비’(위)와 웹툰 ‘좀비 딸’.

좀비 서사는 웹툰과 그래픽 노블, 게임 등의 장르에서도 활발히 구현되고 있다. ‘좀비 딸’ ‘좀비의 시간’ ‘지금 우리 학교는’ ‘1호선’ ‘좀비 마더’ ‘나이트 오브 더 데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의 호응을 얻었거나 드라마·영화 제작을 논의 중이다.

이들 작품 역시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포착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질문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좀비 서사’와 맥을 같이 한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좀비 열풍’은 온라인 카페로도 이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좀비’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무려 1672개의 카페가 나온다.

그렇다면 좀비(zombie)의 어원은 무엇일까.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좀비가 콩고인이 믿는 만물의 창조신 ‘은잠비(nzambie)’에서 비롯됐다고 기록한다. 아프리카에서 서인도제도로 건너간 부두교의 정령 중 하나인 ‘리 그랜드 좀비(Li Grand Zombie)’에서 유래했다는 학설도 있다. 이처럼 어원에 대한 설은 분분하지만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비롯된, 초월적 영혼을 가리키는 개념”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좀비가 최초로 등장한 문헌과 영화는 각각 ‘브라질 역사’와 ‘화이트 좀비’로 추정된다. 영국 시인이자 전기작가 로버트 사우디는 1819년 공개한 ‘브라질 역사’에서 좀비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빅터 핼퍼린 감독의 1932년작 ‘화이트 좀비’는 농장과 공장에서 노예처럼 부려지는 좀비를 그린다. 하지만 포스트 좀비물과 달리 이 영화는 좀비가 받는 비인간적 처우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좀비가 된 백인 여성을 주술에서 구해내는 백인 남성, 우스꽝스럽게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사라지는 흑인 좀비 등을 묘사하며 피식민지인과 노예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드러낼 뿐이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