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통하는 쉬운 우리말 생활>스킨 케어·코즈메틱·브랜드숍…불필요한 외국어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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⑭ 미용 용어

‘K-뷰티’라는 말이 널리 쓰일 정도로 한국 화장품과 미용산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갈수록 이 분야 용어들이 영어에 잠식되는 분위기다.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일일이 번역하기란 쉽지 않지만, 불필요한 외국어 남발을 피하기 위한 미용업·유통업 등 관련 업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미용 분야의 외국어 남발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 케어’ 식의 표현들이다. ‘뷰티 케어(beauty care·미용 관리)’라는 말로는 모자랐는지 ‘스킨 케어(skin care)’ ‘스칼프 케어(scalp care)’ ‘헤어 케어(hair care)’ ‘네일 케어(nail care)’ ‘링클 케어(wrinkle care)’ 등 분야별로 ‘∼ 케어’라는 표현이 쓰인다. 이들은 ‘피부 관리’ ‘두피 관리’ ‘모발 관리’ ‘손톱 관리’ ‘주름 관리’ 식으로 쓸 때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최근에는 ‘∼ 케어’보다 치료의 의미가 좀 더 강한 ‘∼ 세러피(therapy)’ 식의 표현도 적잖게 쓰이는데, 이 역시 ‘∼ 치료’나 ‘∼ 관리’로 표현할 수 있다. ‘헤어드레서(hair dresser·미용사)’ ‘메이크업 아티스트(make-up artist·분장사 또는 화장사)’ ‘∼ 세러피스트(therapist·치료사)’ 등 미용 관련 직업을 가리키는 말들도 번역해서 쓸 때 더 이해하기 쉽다.

화장과 화장품 관련 용어에도 영어가 넘쳐난다. ‘화장’ 대신 ‘메이크업(make-up)’이, ‘화장품’ 대신 ‘코즈메틱(cosmetic)’이 자주 쓰이는가 하면 ‘워터프루프(waterproof·방수)’ ‘안티에이징(anti-aging·노화방지 또는 항노화)’ ‘리커버리(recovery·회복 또는 복원)’ 등도 갈수록 많이 쓰이는 추세다. 이들 모두 영어로 썼을 때 더 이해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밖에 ‘타투(tatoo·문신)’ ‘브랜드숍(brand shop·전속 매장)’ ‘오가닉(organic·유기농)’ 등도 불필요한 외국어 남발 사례로 꼽힌다. ‘헤어롤’이라고 흔히 쓰이는 ‘헤어롤러(hair-roller)’도 ‘머리말개’라는 번역어가 있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다크 서클(dark circle)’은 ‘눈 그늘’로, ‘스타일리스트(stylist)’는 ‘맵시가꿈이’로, ‘코스프레(costume play)’는 ‘분장 놀이’나 ‘의상 연출’로 바꿔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문화일보·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