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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Deep Read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12일(木)
친문 없는 與 대권구도… ‘퇴임 후 안전’ 걱정 ‘文 낙점’이 최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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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유죄’ 이후 與 대권구도

文, 드루킹 항소심 유죄·靑 선거개입 의혹 등으로 퇴임 이후 우려 커… 후계 낙점 기준은 ‘정체성’
친문 선택 따라 ‘이낙연·이재명’투톱 구도 깨지고 정세균 등 제3주자 부상·유력주자 탈당 가능성도


차기 여권의 대권 구도는 안갯속이다. 많은 대권 잠룡이 명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감옥에 있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사망했다. 친문(친문재인) 주자들도 대권 경쟁 대열에서 멀어져 가는 모양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각종 비리 혐의를 받고 있고, 친문 적자(嫡子)로 불렸던 김경수 경남지사마저 대선 여론 조작 혐의로 항소심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여권은 ‘친문 후보 없는 대권 구도’ 속에서 대선 레이스에 임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퇴임 후’를 걱정하는 문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제3 주자가 부상하고 유력주자가 탈당하는 등 ‘이낙연-이재명’ 투톱 구도가 요동칠 수도 있다.

◇與 대권 구도의 변수들

‘김경수 항소심 유죄’는 한편으로는 여당 대선 판도의 큰 변수 하나가 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여당 내에서는 ‘이낙연 vs 이재명’ 투톱 구도가 굳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대권 후보가 만들어지는 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호남 지지라는 지역적 배경과 문 정부 첫 국무총리를 지낸 권력적 ‘후광 효과’를 바탕으로 지난 8·29 대표 경선에서 친문 팬덤에 올라타는 데 성공했다. 대표 취임 이후 그는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을 주도하는 등 권력친화 행보를 이어왔다. 그런데도 아직은 친문 진영 내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선택받은 건 아니다. 태생과 출신이 다를 뿐 아니라,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걷고 그의 탄핵소추안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원죄’도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김 지사 실형 판결은 ‘김경수 대권 등판 = 친문 지지세 분산’을 기대했던 측면에서 오히려 실망스러운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애당초 이 지사에게 친문의 지지를 구하는 건 연목구어 같은 현실일지 모른다. 그는 2017년 대선 경선 때 문 대통령과 경쟁한 이후 끊임없이 강성 친문 지지자들과 부딪쳐 왔다. 권력과의 ‘충돌 효과’는 이 지사의 대중적 인기의 비결이기도 하지만, 친문의 낙점을 받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경수 항소심 유죄’ 이후 여당 대권 구도를 ‘이낙연·이재명 투톱’으로 단정할 수 없다. ‘+ 알파’가 있다. 앞으로 수많은 요인과 변수가 얽히면서 대권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특히 임기를 1년 반 남긴 문 대통령의 의중,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승리연합 추진, 내년 4월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주요 변수이자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여기에 권력의 작용과 반작용, 정치·사회적 변동, 합종연횡과 이합집산 같은 변수들이 얽히고설킬 것이다. 제3 주자의 급부상과 기존 유력 주자의 탈당 및 신당 추진 가능성도 있다.

◇文 낙점 기준, 퇴임 후 안전

후계 구도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의 낙점’이다. 후계 낙점의 기준은 두말할 것 없이 정권 재창출 가능성과 정체성이다. 이 중 정체성은 ‘누가 퇴임 후 안전판을 마련해줄 것인가’라는 물음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순응성과 통한다. 정권 재창출 능력과 정체성, 이 두 개의 조건은 같은 인물을 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복잡한 변수가 된다.

문 대통령은 걱정이 태산이다. 최측근 복심인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대선 여론 조작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 아니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 사건 등이 퇴임 후 자신의 안위를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공작 의혹 사건은 공소장에 대통령의 이름이 15번이나 거명됐다. 여당 내 대권 주자 캠프의 한 인사는 기자와 만나 “차기 정권이 야당으로 기울면 문 대통령은 입건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문 대통령이) ‘입건 티켓’을 끊은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자신의 안전판 마련을 후계 낙점의 최우선 조건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개헌’은 문 대통령의 이런 고민 속에서 파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다. 분산형 권력구조가 도입되면 연정과 협치가 제도화되므로 적폐청산이나 정치 보복이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 시한에 몰려 개헌 유혹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미뤄보면 분권형 개헌에 대한 수용성은 정세균- 이낙연- 이재명 순이다. 개헌에 대한 주자들의 수용성은 여권 내 대권 구도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與 ‘승리연합’ 추진 방식

‘승리연합’의 추진 방식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승리연합은 결국 ‘호남 + 영남’의 연대를 말한다. 여기엔 ‘호남 후보 + 영남 지원’ 방식과 ‘영남 후보 + 호남 지원’ 방식 등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지난 2016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문 정권이 전자, 즉 호남 대권 주자를 내세우고 영남이 이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측한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은 호남 대권 주자를 포기하는 순간 호남 지지가 무너지는 것을 우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은 정체성 문제와 결합해 정세균 총리를 중앙 정치무대로 소환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정 총리의 총리직 사퇴 여부와 그 시점이 각별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민주당의 호남 출신 의원은 “정 총리의 복귀가 현실화하면 이는 곧 여당 대권 구도의 근본적 재편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세균의 총리직 수용이 이낙연의 종로 출마라는 정치적 돌파구가 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차기 대권 묵계설’과 연결돼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가설’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거꾸로 정치 상황과 여론의 변화 속에서 ‘영남 후보 + 호남 지원’ 승리연합 방식이 추진될 수도 있다. 이는 민주당의 과감한 동진(東進)정책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경북이 고향인 이재명 지사, 대구 연고를 가진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명되는 이유다.

◇서울시장 보선과 대권 판도

내년 4월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또 다른 변수이자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이 서울 선거에서 패할 경우 당 대표인 ‘이낙연 책임론’이 불거지고 대권 구도는 요동치게 된다. 실제로 여당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임기를 1년여 남긴 권력의 누수는 심해질 것이고, 부동산 등 경제·민생 여론이 좋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으며, ‘코로나 방역 효과’도 더 이상은 작동하기 힘들다. 여권의 대권 경쟁 구도는 이런 복잡한 변수와 함수의 변화체계 속에서 내년 4월쯤에나 모습을 더 분명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전임기자·행정학 박사


■ 세줄 요약

與 친문 없는 대권 구도 : 여권은 ‘친문 후보 없는 대권 구도’ 속에서 차기 대선 레이스에 임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함. 앞으로 수많은 요인과 변수가 얽히면서 대권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 큼. 여당의 차기 주자 조건은 정권 재창출 능력과 주자의 정체성임.

文의 후계낙점 기준 :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누가 퇴임 후 안전을 지켜줄 것인가’를 후계 낙점의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보임. ‘퇴임 후’를 걱정하는 문의 결심에 따라 제3 주자가 부상하고 기존 유력주자가 탈당하는 등 ‘이낙연-이재명’ 투톱 구도가 요동칠 수도.

與 ‘승리연합’ 추진 방식 : 호남과 영남의 연대를 포함한 ‘승리연합’의 추진 방식, 개헌 여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임. 여당의 대권 구도는 이런 복잡한 변수와 함수의 변화체계 속에 내년 4월쯤 그 모습을 드러낼 것.

■ 용어 설명

대권 도전에서 ‘후광 효과’란 주자가 권력자나 위인의 권위와 평판에 힘입어 대중성을 획득하는 효과를 말함. 반면 현 권력과의 갈등과 저항 속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키워가는 효과를 ‘충돌 효과’라 함.

‘승리연합’이란 선거에서 제 세력이 다수파를 형성하기 위해 연합하는 행위를 말함. 미국의 윌리엄 라이커 교수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50%에 근접한 ‘최소승리연합’이 필요하다는 가설을 제시함.
e-mail 허민 기자 / 편집국 국장석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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