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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13일(金)
무턱대고 “돈 빌려달라”는 무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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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예계는 ‘빚투’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런데 연예인에게 직접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이나 친척들이 갚지 못한 돈을 ‘대신’ 갚아 달라는 주장이 적잖았는데요. 그 저변에는 ‘연예인=돈 잘 버는 사람’이고 연예인의 이름을 거론하면 이미지에 생채기가 나는 것이 두려워 빚을 탕감해줄 것이란 비뚤어진 심리가 자리 잡고 있죠. 이와 유사한 심리로, 연예인들에게 무작정 손을 내미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11일에는 가수 에일리가 자신에게 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공개하며 고충을 토로했는데요. 그는 “돈 빌려 달라 하시는 분들은 왜 항상 3000만 원인가요? 그게 빌리기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적었습니다.

실제로 DM을 통해 연예인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무작정 “돈을 달라”는 주문 외에도 “투자해달라”며 사업제안서를 불쑥 들이미는 경우도 적잖죠. 친분이 있는 방송인 A는 “귀가했는데 대문 앞에 모르는 중년 남성이 기다리고 있다가 ‘사업이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요청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종종 이런 댓글도 보입니다. “때마다 몇 억씩 기부하는 고액 소득자인데, 정말 돈이 필요한 이들에게 몇 백만 원을 건네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요?” 나름 일리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실과 순수성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가수 아이유는 DM으로 도움을 호소하는 이에게 돈을 건넸다가 낭패를 당했습니다. 그는 “몇 개월에 걸쳐 도움을 요청한 분께 돈을 드렸다. 답장이 왔는데 얼마를 더 요구하더라”며 “며칠 후 그 계정이 달라져 있더라. 사기였나 보다. 그때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죠. 이후 아이유는 공공기관을 통해서만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많은 DM을 받아도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딱한 사연을 접하고 “돈을 빌려달라”는 수많은 요구에 시달리는 것만으로도 심적 고통이 상당하다고 연예인들은 입을 모으죠.

은행에서는 항상 ‘신용(信用)’을 따집니다. 그가 가진 ‘믿음의 정도’를 뜻하는데, 이에 따라 빌릴 수 있는 돈의 규모와 금리가 정해지죠. 하물며 연예인들이 얼굴 한번 본 적 없고, 신용을 가늠할 수 없는 생면부지에게 돈을 빌려줄 것이란 기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연예인들은 TV에 자주 나와 ‘친근한’ 존재일 뿐, ‘친한’ 사람조차 아닌데 말이죠.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 차장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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