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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16일(月)
AI 품은 K-팝… 가상과 현실세계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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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선보인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왼쪽 위 사진)와 그의 아바타인 아이-카리나(왼쪽 아래 사진)는 가상세계 속에서 교류한다.
- ‘K-팝 4세대’ 디지털 변혁

내일 데뷔 여성4인조 ‘에스파’
4명 각각 아바타 캐릭터 소유
그룹 멤버와 활동하고 소통

프로젝트팀 A/S, AI앨범 선봬
인간 감정 4가지 고루 녹여내

BTS, ‘타이니탄’ 캐릭터 운영
빅히트, AR제페토에 70억 투자


K-팝의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H.O.T와 빅뱅을 거쳐 방탄소년단까지 지난 3세대의 변화가 멤버의 땀과 재능, 기획사의 시스템이 결합해서 이뤄낸 아날로그적 전환이라면, 최근엔 이런 고정관념을 뒤엎는 디지털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콘텐츠의 실행자인 그룹 멤버와 콘텐츠의 기획·제작자인 기획사의 역할과 범위에서 근본적인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K-팝의 출현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불가항력적 환경이 강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글로벌화한 K-팝의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올해는 4세대로 가는 K-팝의 원년이 될 것 같다.

◇1997 아담 vs 2020 에스파

17일 데뷔하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는 K-팝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에스파는 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 등 20대 전후 여성 멤버 4인으로 구성됐다.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를 지니고 있고, 다국적 그룹이라 언어에도 능통하다.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쳤으니 노래와 안무 실력은 물론이다. 여기까진 기존의 레드벨벳이나 트와이스, 블랙핑크와 같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1+1’ 구조다. 실제 멤버는 4명인데 모두 분신 같은 존재인 아바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4명인데 8명인 셈이다. 아바타 4명은 가상 공간의 캐릭터이지만 현실세계 멤버와 동시에 활동하며, 독립된 개체처럼 나름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싱크(Synk)’, 이들을 돕는 AI ‘나비스(Navis)’ 등은 공상과학(SF)영화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그것을 K-팝에 효과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실 아바타 가수의 원형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화의 캐릭터처럼 사이버상에서 활동하는 가수 아담이 등장했다. 컴퓨터로 미리 짠 각본에 따라 노래하고 춤췄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그러나 에스파의 아바타는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높은 수준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과 동등하게 활동하고 소통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놀랍다.

SM 측은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 아바타가 가수의 인기에 따른 파생상품이었다면, 에스파는 그룹의 스토리 안에서 8명이 똑같이 소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라며 “아바타 캐릭터도 오리지널이 될 수 있다는 점, 이를 통해 스토리를 무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감정을 고려한 AI 앨범

프로젝트 팀 A/S(Artificial Spirit)는 최근 인간의 감정을 고려한 AI 싱글을 만들었다. 작곡가와 기획자 등 8명으로 이뤄진 팀 A/S는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2020 콘텐츠 임팩트 AI x 음악’ 프로젝트에 참여해 두 달간의 작업 끝에 지난 12일 AI를 접목한 디지털 싱글 ‘휠 오브 포 튠(Wheel of Four Tune)’을 선보였다.

‘휠 오브 포 튠’은 AI 작곡 엔진이 생성한 코드, 멜로디 진행, 드럼 라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전의 AI 작곡과 유사하다. 그러나 슬픔, 분노, 행복, 평안 등 인간의 4가지 감정을 고루 녹여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AI로 만든 앨범도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 9월 음악 플랫폼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AI 동요 앨범 ‘신비와 노래해요’를 내놨다.

◇방탄소년단 타이니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제페토

방탄소년단은 이미 ‘타이니탄’이라는 아바타 캐릭터를 운영하고 있다. 7명 멤버의 모습에서 따온 귀여운 소년의 모습이다. 이들은 ‘마법의 문’을 통해 가상과 현실세계를 넘나든다. 타이니탄은 각종 이미지와 광고 등에 독립적으로 쓰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현실 멤버들이 미처 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동생 그룹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멤버들을 빼닮은 AR 아바타를 가지고 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의 AR 아바타 서비스 업체인 제페토에 7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참여했고, 곧이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제페토 아바타를 선보였다. 코로나19 등으로 오프라인 팬미팅이 제한된 상황에서 팬들과 좀 더 긴밀하게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타이니탄을 관리하는 빅히트IP의 이승석 대표는 “타이니탄과 같은 아티스트 캐릭터 등 2차 지식재산권(IP) 확장을 통해 팬들이 아티스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다각화하고, 아티스트는 음악과 공연 등 창작활동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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