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과도한 심사… P2P업체 연내 1호 탄생 난항

금감원, 사전면담에 실지점검
일각선 “사모펀드 사태이후
지나친 검증으로 등록 지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 지난 8월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은 제도권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자칫 법 취지와 달리 신산업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고로 질타받는 상황에서 과도한 검증으로 속도가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사전 면담을 진행 중인 12개 P2P 업체가 준비를 마치는 대로 금융위원회 정식 등록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접수 후 실지점검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연내 1호 P2P 업체 탄생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간 터진 각종 사고 때문에 꼼꼼히 보는 걸 뭐라 할 수 없는 상황 아니냐”며 “등록을 허가해준 업체에서 사고가 터지면 이젠 (감독 신뢰를)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P2P금융은 온라인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8월부터 P2P금융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온투법이 시행됨에 따라 P2P사업을 하려는 업체들은 내년 8월 26일까지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제도권 진입의 의미를 넘어 산업 조기 정착으로 업계 혼란을 줄이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법상 기존 사업자에 대해서는 법 시행 2개월 전부터 등록을 받아주도록 명시돼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옥석 가리기를 하다가 P2P 중금리 대출 등 시장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감원은 회계 등 여러 측면에서 P2P 업체가 높아진 기준을 충족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늦어도 너무 늦어진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P2P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은행이나 보험사들보다는 서류 구비 능력이 떨어지는게 맞다”면서도 “등록 이후 투자분만 플랫폼 회사 파산 시 파산 절연되는 등 신속한 등록에 따른 투자자 보호 효과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사모펀드 사태 반작용으로 보신주의가 극심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절대 먼저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작은 쟁점사항도 다 금융위에 가서 답을 받아오라고 한다고 떠민다”고 털어놨다. 금감원은 2015년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이 1억 원으로 완화되면서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제대로 감독을 하지 못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