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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17일(火)
‘코로나 백신’ 한국은 선구매 안해 비용 더 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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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차 베일 벗는 ‘코로나 백신’

코로나 유전정보 이용한 mRNA방식… 화이자 이어 모더나도 ‘94.5% 효과’
美, 이르면 내달중 긴급사용 승인뒤 접종

독감백신 효과 40~60%… 코로나 항체 형성률 75%만 돼도‘훌륭’
화이자 -75도, 모더나는 -20도 보관·유통… 콜드체인 필수적
제조 빠르고 바이러스 배양할 필요 없어 ‘生·死백신’보다 안전

변종·유통체계·비용 등 과제… 개도국은 접종까지 난관
정부, 국제협력·개별협상 통해 3000만명분 백신 확보 계획
美서 항체치료제 2종, 임상시험중… FDA ‘릴리’ 긴급사용승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열세에 몰려 있는 인류에게 가장 획기적인 무기로 기대되는 백신이 베일을 벗고 있다. 가장 먼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3상 중간 연구결과에서 90%의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하면서 드디어 ‘게임 체인저’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미국의 모더나도 17일 “백신 후보물질 3상 실험에서 94.5%의 효능을 기록했다”고 발표해 코로나19에 지친 인류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다만, 변종이 많은 코로나19의 특성과 전례 없이 단축된 백신 생산 기간, 새로운 방식의 백신, 유통 등 아직 검증해야 할 과정이 적지 않아 코로나19 극복을 예상하기에는 섣부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1. 모더나 백신 3상 시험 94.5% 효능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3상 시험에 들어간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모더나의 이번 중간 분석 결과는 임상시험 참여자 중 95건의 감염 사례에 기초한 것으로, 이들 사례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에 그쳤다. 90건의 발병은 플라세보(가짜 약)를 접종한 경우였다. 모더나는 지난 7월 27일 미국 89개 도시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 3상 시험에 착수했다. 시험 참가자는 3만 명이다. 65세 이상 7000여 명과 65세 미만이지만 고위험 만성질환이 있는 5000여 명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백신이 95%의 사람들에게 병을 얻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모더나는 몇 주 내로 미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2.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은

화이자는 독일의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임상시험 3상 단계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지난 9일 발표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여를 자원한 4만3538명을 두 그룹으로 분류해, 한쪽에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투여하고, 다른 쪽에는 플라세보를 줬다. 이후 모든 피험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추적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두 그룹을 합쳐 94명이다. 이 가운데 백신 후보물질 접종자는 10%가 채 안 된다. 즉 코로나19 감염자의 90% 이상이 위약 접종군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화이자는 11월 3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신청을 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늦어도 12월 초에는 긴급사용 허가를 받아 접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 얼마나 의미가 있나

일단 희망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일반 독감백신의 예방효과는 40∼60% 정도로 평가되며, 이조차도 고령층에서는 항체 형성률이 떨어진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항체 형성률이 75%만 되면 훌륭하며, 50% 이상이어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90% 효과가 나와서 대단히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코로나19 감염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시점에 백신 개발의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런 잠재력이 있는 백신은 공중보건 조치의 지속(적 시행)과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처한 지금의 몹시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전성이나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서 좌초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긍정적인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4. 새로운 방식의 백신이라는데

화이자의 백신은 지금까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상용화한 적이 없는 전령 리보핵산(mRNA·messenger RNA)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백신은 바이러스를 대량 배양한 뒤 화학약품 처리 등의 방식으로 병원성을 사멸시킨 상태에서 인체에 투여하는 사(死)백신, 혹은 바이러스를 죽이지 않지만 약화시켜 주입하는 생(生)백신 등이다. 화이자의 백신 제조 방식은 유전정보를 이용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토대로 유전물질 mRNA를 만든다. 이것을 가공해 인체에 투입하면 바이러스성 단백질을 생성하고, 인체가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mRNA를 이용한 백신 생산 방식은 제조 속도가 빠르고, 바이러스를 배양할 필요가 없어 전통적 방법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다.

5. 백신 유통에 필요한 콜드체인이란

mRNA 유전물질은 매우 불안정하며 효소 등에 의해 쉽게 파괴된다. 변질을 막으려면 영하 70도 이하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저온유통 방식인 콜드체인이 필수다. 화이자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백신은 영하 75도에서는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지만, 병원에 도착 후 일반 냉장고에서는 5일 정도만 보관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는 미국 미시간주 칼라마주 지역에 축구장 크기의 공장을 짓고, 영하 70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백신 저장용 냉동고 350개를 설치했다. 또 백신 1000∼5000도스를 영하 70도 환경에서 최장 10일간 보관할 수 있는 여행 가방 크기의 특수 용기도 제작했다. 화이자는 트럭과 항공기 등 첨단 물류시스템을 활용하면 백신을 미국 내에서는 최대 이틀, 다른 나라의 경우도 사흘 안에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더나의 백신 후보 물질은 영하 20도에서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  화이자의 코로나19 임상시험 참가자가 지난 5월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에서 백신 후보 물질인 ‘BNT162b2’를 접종받고 있다. 화이자 제공·연합뉴스

6.‘게임 체인저’ 될 수 있나

화이자의 백신만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부분 평가다. 화이자의 계획은 연말까지 5000만 도스, 2회 접종기준으로 2500만 명분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13억 도스, 6억5000만 명분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선진국조차도 다 맞을 수 없는 분량이다. 전 세계 인구의 60% 정도인 40억 명 이상이 접종을 해야 코로나19 극복이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화이자 백신을 최대로 생산한다고 해도 전 세계 인구의 10%만큼도 접종할 수 없다. 또 백신 수량이 확보된다고 해도 콜드체인이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는 전달과 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백신은 오히려 백신의 유통과 접종 과정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화이자 백신 하나만으로는 어렵고, 앞으로 발표될 다른 여러 가지 백신이 같이 효과를 내야 게임 체인저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7. 국내에서 접종은 언제 가능한가

화이자의 백신 중간결과가 발표되면서 정부는 내년 하반기 화이자 백신의 접종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백신을 필요한 만큼 확보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유럽연합(EU·1억 명분), 미국(5000만 명분)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세계 각국 정부가 백신 개발 전부터 막대한 양의 선(先) 구매 계약을 맺은 상태로 최초 수급 물량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화이자를 비롯한 임상연구 선두 그룹에 있는 제약사들과 선 구매 계약을 맺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뒤늦게 추진하겠다는 모양새다. 선 구매 비용을 날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미리 결단하지 못한 상황으로 분석되지만, 백신 성공 가능성이 커질 경우 구매 비용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8. 국내 자체 백신 개발 현황은

정부가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R&D)도 지원하고 있지만, 많은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백신 임상시험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국내 기업은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 3개다. 이 가운데 제넥신만 현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조차도 1상 단계다.

제넥신은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GX-19’의 임상 1·2a상을 승인받고 현재 임상을 하고 있다. DNA 백신은 독성을 약화한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하는 기존 백신의 형태와는 달리, 바이러스 항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전자를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은 각각 식약처에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1상 계획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9. 치료제는 어떻게 되나

치료제의 경우 미국 ‘일라이릴리’(이하 릴리)와 ‘리제네론’이 항체치료제로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상과 3상을 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미국 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했고, 릴리의 제품이 지난 9일 승인받았다. 릴리의 임상 2상 중간시험 결과 발표에 따르면 대조군 대비 시험군에서 증상 악화로 입원하는 비율이 감소했고, 안전성 우려는 없었다. 다만 별개로 진행 중인 중증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는 치료효과가 부족해 지난달 26일 조기 종료됐다. 리제네론의 중증환자 대상 임상 3상은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추가적인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심각한 중증환자 등록을 중단했다. 국내에서 개발 단계에 있는 치료제로는 부광약품·신풍제약·대웅제약 등의 항바이러스제, 셀트리온 중화항체 치료제,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엔지켐생명과학 면역조절제 등이 있다.

10. 우리 정부 백신 대책은

정부는 선 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되도록 충분하고 많은 양을 확보한 뒤 구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우선 연내에는 전체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물량)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원활하게 잘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체 선 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양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국제협력 및 글로벌 제약사와 개별적으로도 계약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백신 1000만 명분을, 글로벌 기업과는 개별 협상을 통해 2000만 명분을 각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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