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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18일(水)
“시 쓴 날이 가장 젊은 날… 내 삶의 마지막 악장은 밝고 또 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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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동규 시인은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시를 썼다”며 “시의 운명이 허락하는 때까지 시를 쓰겠다”고 말했다. 김낙중 기자

■ 등단 62년에 17번째 시집 출간 황동규 시인

여든 넘으니 눈·귀 어둑어둑
고통 속 썼기에 더 아름다워
늙음은 이길 수 없고 견디는 것

8층 계단 걸어 오른 어느 날
투덜대지 않고 흥얼거렸더니
그 하루가 ‘가장 젊은 날’ 돼

상상력 여전하지만 기력 줄어
황동규 시 힘 빠졌단 말 나오면
시 쓰는 것도 그날로 끝낼 것


[인터뷰 = 최현미 문화부장]

황동규(82) 시인이 열일곱 번째 시집 ‘오늘 하루만이라도’(문학과지성사)를 내놨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56년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로 시작하는 첫 시 ‘즐거운 편지’ 이후 64년, 1958년 미당 서정주 추천으로 등단한 지 62년 만이다. 숱한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을 이 만만찮은 시간 동안 3, 4년마다 꾸준히 시집을 내온 시인이 열여섯 번째 시집 ‘연옥의 봄’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시집이기도 하다.

“마지막 시집이라고 쓰려다 만다. 앞으로도 시를 쓰겠지만 그 시들은 유고집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 삶의 마지막을 미리 알 수 없듯이 내 시의 운명에 대해서도 말을 삼가자./지난 몇 해는 마지막 시집을 쓴다면서 살았다.” 시집 첫머리에 놓인 ‘시인의 말’이다. 짧다면 짧은 시인의 말에 시인의 과거·현재·미래가 모두 들어가 있다. 쇠락해가는 육체의 한계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는 마음, 그 속에서도 격렬하게 시를 쓰고 있다는 근황, 하지만 그렇게 알 수 없는 나날 속에서도 현실적 자아와 다른 시적 자아는 갈 수 있는 한 열심히 아주 멀리까지 걸어가 보겠다는 낙관의 자세이다. 서정적이면서 예민하고, 담담하면서도 희망적인 시집을 들고 지난 6일 서울대로 시인을 만나러 갔다. 그는 언젠가 “과거의 나에게 문학은 험한 산지, 지금은 막막한 들판, 미래는 노을 한 자락이 묻은 저무는 바다”라고 했는데 험한 산지를 걸어온 그의 시는 막막하지 않다. 오히려 명랑해 경쾌한 스텝에 끌려가게 된다. 인터뷰는 여든, 만년의 시집이 어떻게 이렇게 경쾌할 수 있느냐에서 시작했다. ‘악조건 속에 썼기에 더 아름다운, 고통 속 삶의 찬가’라는 것이 시인의 답이었다.

―고통 속 삶의 찬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이번 시집은 가장 악조건 속에서 썼다. 이전 시집을 낼 때는 괜찮았는데 시력이 나빠졌다. 황반변성이라는 것이 낫는 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는데 기껏해야 현상 유지다. 귀도 나빠졌고 여러 가지로 몸이 옛날 같지 않다. 하지만 아픔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늙는다는 건 일종의 아픔이고 위기인데 그걸 이겨낸 기록이다. 고통과 위기가 없는 삶보다, 그걸 이겨낸 삶이 더 깊고 가치 있다. 힘들어서 더 좋았다.”

그는 시집 제목이 된 시 이야기를 꺼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8층까지 걸어가게 된 날의 시다. “보통 때 같으면 투덜투덜하며 올라갔을 텐데, 묘하게 2층 층계참 창으로 은행잎이 들어왔다. 그때 나뭇잎은 떨어지기 직전이 제일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고, 나보다 약해 보이는 위층 친구가 인사하고 올라갔다. 그러는 바람에 좀 신나게 올라가자고 생각했다. 라벨의 볼레로가 떠올랐다. 층계를 올라갈 때마다 다른 발걸음으로 올라가 보자고. 나도 모르게 8층까지 올라갔다. 어떻게 보면 그날 하루가 내가 지금까지 산 모든 젊은 날 가운데 가장 젊은 날 중의 하나다. 시집에 실린 시들이 대부분 그렇다.” 시 ‘오늘 하루만이라도’는 이렇게 이어진다. “오늘 하루만이라도/내 집 8층까지 오르는 층계 일곱을/라벨의 ‘볼레로’가 악기 바꿔가며 반복을 춤추게 하듯/한 층은 활기차게 한 층은 살금살금, 한 층은 숨죽이고 한 층은 흥얼흥얼/발걸음 바꿔가며 올라가 보자.”

▲  황동규 시인은 “중년 이후 줄곧 장애가 생기면 피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이길까를 생각했다”며 “이런 태도가 지금까지 시를 쓰게 만든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김낙중 기자

―경쾌하고 낙관적인 자세가 오랜 삶의 태도인가요, 아니면 나이 들어 알게 된 건가요.

“중년 이후, 오랜 삶의 태도다. 장애가 생기면 어떻게 이길까 생각하며 살았다. 피할 생각은 안 했다. 좋든 나쁘든 피해서는 안 된다. 아마 이런 태도가 지금까지 글을 쓰게 만든 이유, 싱싱한 서정시를 쓰게 한 이유가 아닐까.” 하지만 시인은 요즘 ‘이길까’보다 ‘견딜까’를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위기나 장애가 오면 이길 생각을 하지만 이기려 해도 이길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 시력·청력 같은 건 이길 수 없잖은가. 그러면 견뎌야지. 견뎌내는 것”이라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즐기면 삶이 밝아지고 삶의 근본적인 짐 가운데 많은 것이 덜어진다고 했다.

―국민연애시인 첫 시부터 베스트셀러 ‘삼남에 내리는 눈’, 죽음과 대면한 역작 ‘풍장’, 선생님께서 “배에서 뛰어내릴 때 한 권만 갖고 가라면 들고 가겠다”고 하셨던 ‘사는 기쁨’ 등이 있는데 이번 시집은 어떤가요.

“(비평가들이) ‘풍장’ 이후 시집 중에 ‘겨울밤 0시 5분’이나 ‘사는 기쁨’을 최고라고 하는데, 적어도 그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겨울밤 0시 5분’ 때만 해도 늙는다는 생각을 안 했다. 체력 면에서 좀 달리지만 다른 면에서는 더 올라가지 않았나 싶다. 이 시집이 최고의 시집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최고의 시집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열심히 썼으니까. 지난 몇 년 동안은 마지막 시집을 쓴다는 생각으로 살았으니까. 그 전 시집과는 다른 면이 있을 거다.”


“코로나 속에도 ‘희한하게 좋은 순간’ 있어… 지구는 역시 살고픈 곳”

두물머리 드라이브 가고, 시멘트 뚫고 나온 꽃 보고 쓴 시… 결국 코로나 이기는 이야기
어떤 연은 알레그로, 어떤 연은 안단테… 작곡가 포기했지만 음악은 내 詩의 기틀
인생에서 가장 잘한 건 담배 끊은 것, 두번째로 잘한 건 술 끊으라는 말을 듣지 않은 것
예전보다 주량 줄었지만 혼술 할 땐 위스키·와인, 밖에선 소주… 그마저 끊었으면 무슨 맛으로 살아


―시를 쓰게 하는 힘으로 늘 호기심과 상상력을 꼽으셨는데, 여전하신지요.

“상상력은 지금도 변함없다. 내 안에 많은 것이 변하겠지만, 늘 새로워야 한다는 각오로 지냈다. 그런데 상상력도 내가 그것을 갖고 쓸 힘이, 시로 만들어낼 힘이 없어지면 의미가 없다. 앞으로 1, 2년은 버틸 거 같은데 그다음은 모르겠다. 단, 주변에서 ‘황 선생 시가 힘이 떨어진다’고 하면 그걸로 끝내는 거다. 일생 동안 해온 것을 망치고 갈 필요가 없다.” 이번 시집을 낸 이후에도 시 4편을 새로 써 출판사 3군데에 보냈다는 시인은 요즘도 자다가 깨 시가 떠오르면 컴퓨터를 켜고, 한 연쯤 만들어 놓는다. 그러고 나면 잠이 안 와서 고통스러운데 그는 이 또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세상일이 다 고통스러운 것인데 뭘”이라며 “80 넘어서까지 서정시를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선생님의 서정시를 ‘극서정시’라고 명명하셨지요.

“30여 년 전부터 의식하기 시작했고, 20여 년 전 ‘극서정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의 좋은 시들, 김소월, 한용운, 정지용, 서정주, 김영랑의 시들은 처음과 끝의 정황이 같다. 나는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겨서 변화를 일으키고 끝이 달라진다. 종교적으로 보면 ‘거듭남’이다. 거듭남을 통해서 전보다는 좀 더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그런 시를 쓰려 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것도 잊고 산다.”

―시집에 쇼팽의 마주르카, 라벨의 볼레로, 베토벤의 소나타 같은 음악이 많이 등장한다. 시에서 족저근막염으로 발에 파스를 붙이고도 ‘마주르카!’를 외치는데.

“원래 작곡가가 되고 싶었다. 고2 때 목표가 ‘뉴 베토벤’이었다. 그런데 내가 발성음치라는 것을 알고 포기했다. 사실 글렌 굴드도 나보다 더 음치이고, 청력만 정확하면 되는 건데 그땐 몰랐다. 그 뒤로 음악은 줄곧 내 시의 기틀이었다. 어떤 연은 알레그로로 어떤 연은 안단테로. 음악적 흥취가 있어야 좋은 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인은 그때 음대에 갔었다면 나중에 꽤 고민했을 거라는 이야기를 더했다. “생각해보니 그 뒤로 내가 좋아하던 베토벤·브람스의 시대가 아니었다. 현대음악은 거의 인간 본성을 따라가는 음계를 무시한다. 굉장히 고민했을 거다. 그래도 뚫고 나갔을지, 좌절해서 길을 바꿨을지 그건 모를 일”이라고 했다. 뉴 베토벤을 꿈꿨던 그의 음악 취향은 긴 세월 속에서도 그대로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베토벤 소나타 32번. 40대 후반 클라우디오 아라우 연주로 처음 만난 후 줄곧 사랑했다. 그중에서도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명암이 불분명한 폴 루이스 연주를 좋아한다. 그는 “얽매이기 싫어서 한때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한번 바꿀까” 생각했지만 그의 결론은 이랬다. “이제 어떻게 바꿔. 이 세상 뜰 때까지 좋아해야지.” 그래서 이번 시집에도 베토벤 소나타 32번이 나온다. 시인은 소나타의 트릴 한 토막에 “창밖의 별들까지 떨고 있다”고 했다. 이야기는 다시 돌아가 음악가에서 시인으로 운명을 바꾸던 그 시간으로 넘어갔다.

―시인의 삶을 택할 때, 아버님이 ‘후회하지 않으려면 가도 좋다’고 하셨다지요.

“사실 아버님과 어머님은 문리대에 가는 걸 아주 반대하셨다. 성적이 좋으니까 법대나 의대에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법관이나 의사는 아니었다. 그래서 아버지를 찾아가 못하겠다, 나는 문과 가겠다고 했다. 아버지가 ‘후회하지 않으려면 가도 좋다’고 하셨다. 그런데 이 세상을 어떻게 후회 안 하고 사나. 살다 보면 후회가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나는 아버님과 좀 다르게 생각했다. ‘후회하더라도 후회를 이길 수 있으면 해라’ 후회도 이해해야지. 아버님의 말씀이 많이 기억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네 맘대로 해라’. 그런데 후회한 적은 없다.”

―‘풍장’(1982∼1995)을 쓰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버렸다고 했다. 이번 시집이 유고집일 것 같다는 생각은.

“75세의 건강으로 살 수만 있다면 120세까지도 살겠는데 이젠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다. 마지막이라는 말이나 세상 뜨는 것에 대해 담담해졌다. 두렵지 않다. 가족들에게 이미 유언을 했다. 내가 쓰러지면 생명유지장치 하지 마라, 치매에 걸리면 집에 두지 말고 간병인이 있는 요양원에 보내라. 그렇다고 빨리 죽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허락하는 만큼 살겠다. 그 허락의 기간이 짧더라도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시도 쓸 수 있을 때까지 쓰겠다. 억지로 계속해서 많이 쓸 생각은 없다. 시집은 최소한 4, 5년, 요즘 떨어지는 기력으론 5, 6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아마 쓰다가 유고집이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허락하는 대로. 시의 운명에 맡기겠다. 분명한 건 ‘좋은 시를 쓴 날은 그 하루가 내가 가장 젊었던 날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또래 중에서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보통이 아닐까. 운동도 예전처럼 안 한다. 하루에 아령 비슷한 거 5분 정도 들고, 산책도 숨이 차서 많이 못 한다. 혼술 할 땐 위스키나 와인으로, 밖에서는 소주도 마시는데 술도 예전보다 줄었다. 시 쓰는 것만은 아직도 아주 열심히 한다.” 그는 자신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은 40대에 고혈압 때문에 담배를 끊은 것이고, 두 번째로 잘한 것은 술 끊으라는 의사 말을 안 들은 것이라고 했다. “그마저 끊었으면 무슨 맛으로 살아. 그게 없으면.”

―코로나19 상황에 어떠신지.

“문학과지성사 모임, 사당동패 문인 모임이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몇 달 동안 못했다. 좋아하는 여행을 못 하는 게 제일 유감이다. 지방에 가서 후배도 만나고 해야 하는데. 이번 시집에도 코로나 때문에 갑갑한 마음을 담은 시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괴롭다, 슬프다고 쓰지 않았다. 코로나 속에서도 ‘희한하게 좋은 날’에 대해 썼다. 후배가 나를 데리고 두물머리로 드라이브를 간 날에 대해, 또 한번은 시멘트를 쑥 뚫고 나온 꽃에 대해 썼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지만 고통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코로나에 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기는 이야기다. 괴롭다, 외롭다, 슬프다, 그런 거는 쓰고 싶지 않다.” 시인은 산책길에 시멘트를 뚫고 나온 꽃을 밟을 뻔했던 그날을 이렇게 풀어낸다. “어쩌다 지구 사람들 모두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서로서로 거리 두는 괴물들이 되더라도/아는 풀 모르는 풀이 함께 시멘트 터진 틈 비집고 나와/거리 두지 않고 꽃 피우는 지구는 역시 살고픈 곳!”

―시란 무엇인가요.

“인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처럼 너무 쉽고 또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답이 있을 수가 없다. 나는 시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라 답할 자신이 없다. 그저 열심히 시를 썼다는 것 외에 할 말이 없다.”

―모든 학문 가운데 가장 보답이 적은 게 문학이라 하셨는데 시인으로서의 삶은.

“나보다 훨씬 훌륭한 시인들, 김소월 같은 시인들은 그들의 길을 만들었다. 황동규는 내 길을 만들었다. 누구와 비교할 생각은 없다. 나는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시를 썼다.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썼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도 많다. 그럼 됐다. 그 이상 세상에 더 바랄 게 없다.”

그의 말에 겹쳐 시집에 수록된 ‘불빛 한점’이 떠오른다. “한창때 그대의 시는/그대의 앞길 밝혀주던 횃불이었어/어지러운 세상 속으로 없던 길 내고/그대를 가게 했지. 그대가 길이었어//60년이 바람처럼 오고 갔다./이제 그대의 눈 어둑어둑/도로 표지판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중략) 이제 그대의 시는 안개에 갇혀 출항 못 하는 조그만 배 선장실의 불빛이 되었군/그래도 어둠보다 낫다고 선장이 켜놓고 내린,/같이 발 묶인 그만그만한 배들을 내다보는 불빛/어느 배에선가 나도! 하고 불이 하나 켜진다. 반갑다./끄지 마시라.” 그의 횃불에서 이제는 겨우 어둠보다 조금 나은 불빛이 됐다지만 시인은 여전히 마지막 악장을 향해 경쾌하게 나간다. 바로 이렇게. “나팔꽃들아 부탁이다. 마음 덜 내키더라도/옛정 생각해서 한 곡 불어줄 거면/내 삶의 마지막 악장은 밝고 또 밝게다!” (‘나팔꽃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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