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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Deep Read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19일(木)
文정권, 개혁·공정 등의 원뜻 해체… 편가르기 위한 ‘언어 파괴’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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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1984년’으로 본 文정권

조지 오웰 ‘1984년’ 속 정부, 국민의 사고력 제한하려 최소한의 어휘만 남기고 모두 없애버려
現 집권세력도 말뜻 바꾸며 가치판단 능력 저하 유도… 조작된 언어로 논리감각·비판적 사고 막아


영문학에서 가장 강력한 디스토피아 소설로 평가받는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 삼분된 세계의 한 블록인 오세아니아는 인구의 15%인 공산당원을 대상으로 매일 ‘2분 증오’ 집회를 연다. 자칫 당의 눈 밖에 날까 전전긍긍하며 사는 (특히 하급) 당원들은 이 집회에서 대형 스크린에 비치는 반역자 골드스타인의 영상을 향해 광란의 증오와 저주를 퍼부어서 자신들의 충성을 과시한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권은 구 주류세력을 향한 저주의 주문(呪文)으로 지지자들을 단합시키고, 자신들의 정책 실패와 일당의 비리를 호도하는 모순된 억지 주장으로 언어를 파괴하고 국민의 사고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1984년’의 세계와 한국

한국의 운동권은 1980년대부터 강력한 사상학습으로 결속됐다. 그 내용은 공산주의 이념 숭배와 기득권층·주류에 대한 증오로 요약된다. 정치권력과 기업가, 지식계층의 탐욕과 불의 때문에 민중이 가난하고 억압받고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인식, 그들을 타도해 민초가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의로 뭉쳤다. 1990년대부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반민족·친일 세력에 의해 수립된 특권층의 전유물이라서 혁명으로 주류를 교체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1984년’의 오세아니아에서 공산당원은 당에 대해 회의나 반감을 가진 징후가 드러나면 즉각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당의 말이라면 ‘2 + 2 = 5’라는 주장에도 열렬히 동의할 때까지 인간개조를 당한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잔혹하게 파괴하는 부서는 ‘애정부’, 역사를 조작하고 왜곡하는 부서는 ‘진리부’, 전쟁을 담당하는 부서는 ‘평화부’로 명명해 국민의 언어 감각을 교란시킨다.

이제 주류 기득권층이 된 한국의 586 운동권 출신 집권세력이 ‘1984년’의 영국사회당과 닮은 것 중 하나는 ‘언어 파괴’의 주체가 됐다는 것이다. 영국사회당은 국민이 아예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없도록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어휘를 축소한다. 사고와 감정을 담은 어휘를 없애버려 국민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논리적 사고로 발전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정부 발표나 겨우 담을 만큼 최소한의 어휘만 남긴다. 예를 들어 ‘좋다’는 의미의 단어는 ‘good’ 하나만 남기고 ‘nice’ ‘fine’ ‘excellent’ 등의 비슷한 말은 모조리 없앤다. 그 반대말로서 ‘bad’는 반대말 생성 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폐기하고 ‘ungood’을 써야 한다. ‘good’과 ‘ungood’의 비교급과 최상급은 각각 ‘plusgood’ ‘plusungood’과 ‘doubleplusgood’ ‘doubleplusungood’이다. 이런 언어로는 국민은 사고를 전개할 수도, 가치 판단을 할 수도 없다.

◇문재인 정권의 ‘언어 파괴’

문재인 정부의 언어 파괴 현실은 오웰의 ‘1984년’을 닮았다. 문 정권은 단어의 뜻을 파괴하고 언어를 통해 습득하는 논리 감각과 사고의 기능을 무자비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집권세력 중심 인사들이 쏟아낸 발언의 언어적 역기능 사례는 무수히 많다. 대표적인 게 ‘개혁’이란 용어다. 정권은 살아 있는 권력 비리를 엄정 수사하는 검찰에 압력을 넣거나 ‘학살 인사’를 통해 검찰총장의 손발을 자르며 검찰을 정권의 노예로 만드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부르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인사권·수사지휘권·감찰권 남용을 비판한 검사에게 즉각 ‘개혁이 답’이라고 응수했다. 그래서 적지 않은 국민은 ‘개혁’이 본래의 말뜻인 ‘제도나 조직을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순응시키는 것’ 혹은 ‘권력 견제 세력을 말살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인식하게 됐다.

문 정권 출범 후 ‘적폐청산’이라는 말은 과거 정권 인사들의 관행적 권력행사를 중범죄로 몰아 살인적 형량을 부과하는 것을 의미하게 됐다. 현 권력은 자신들이 전 정권의 일탈이나 권력남용을 넘어서는 비리와 월권을 저지르는 것은 ‘적폐’가 아니라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야당과 지식인을 매도한다. 안전하고 안정적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원전 정책은 ‘환경 파괴’라 공격하고, 국토를 파괴하거나 국민 삶의 안정성과 국가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탈원전’은 ‘친환경’ 혹은 ‘청정’으로 포장하는데, 이 역시 언어유희이다.

스물세 차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도,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나도 당했다”는 국민의 ‘전세 대란 미투’가 이어지는데도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언어도단의 태도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군 복무 중 휴가 연장 승인도 안 받고 무단탈영한 의혹을 받는 추미애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에 비유하며 ‘민족 영웅’시 하는 일도 벌어졌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가 적법하게 연장되지 않았다고 증언한 공익고발자 병사는 여당 의원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되는 일도 일어났다.

◇언어의 품격과 국격

조국·윤미향·손혜원·추미애 등 이 정권의 ‘간판’ 인사들은 공정·정의·도덕·법치 등 좋은 말뜻을 원래의 의미로 사용할 수 없게 파괴한 장본인들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대통령의 복심인 한 의원은 탈원전이 대통령 공약사항이었다면서 이를 감사·수사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대한 부정”이라고 단정했다. 민주주의가 어느새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제도로 재정의된 듯하다. 그래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국민은 ‘살인자’ 신세가 됐다. 사실 대통령 비서실장이 광화문 집회 주동자를 향해 “살인자”라 한 것은 국민을 대하는 청와대의 평균적 인식을 말해주는 것이자, 현 정권의 언어 파괴가 얼마나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렇게 단어의 겉뜻과 속뜻이 다르니 국민을 향한 정부의 발표란 곧 ‘새장에 갇힌 국민의 부리에 곡물 대신 밀어 넣는 겨와 오물’과도 같다.

국어가 이렇게 의미나 진실과 유리되면서 필연적으로 품격과도 유리되게 됐다. 국어가 인신공격과 인격 살인의 도구가 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칙에 따라 우리말은 다정한 마음이나 고결한 생각, 정밀한 학문적 토의, 품격 있는 담화를 담을 수 없게 돼 간다.

언어가 타락한 나라는 고매한 국격을 가질 수 없다. 이 정권은 집권 3년 반 만에 대한민국을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 정권이 남은 임기 동안에도 편 가르기 정치를 통해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대시하고 지지세력을 단합시키기 위한 언어 파괴를 계속한다면, 그들이 남긴 적폐를 어느 세월에 치유할 수 있을지 우려가 깊어진다.

고려대 명예교수


■ 세줄 요약

‘1984년’의 세계와 한국 : 주류 기득권층이 된 한국의 586 운동권 출신 집권세력이 ‘언어 파괴’의 주체가 되고 있음. 마치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것처럼 사고와 감정을 담을 어휘를 없앰으로써 국민이 사유나 가치 판단을 할 수도 없게 하는 것.

문재인 정권의 ‘언어 파괴’: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쏟아낸 발언의 언어적 역기능 사례는 무수히 많음. ‘개혁’이란 용어는 ‘권력에 순응하는 것’으로 쓰임. 공정·정의·도덕·법치 등 좋은 말뜻이 원래의 의미로 사용할 수 없도록 변질되고 있음.

언어의 품격과 국격 : 국어가 진실과 유리되면서 필연적으로 품격과도 유리됨. 언어가 타락한 나라는 고매한 국격을 가질 수 없음. 문재인 정권은 앞으로도 ‘언어 파괴’를 통해 지지자와 반대자를 편 가르기 하는 적폐 정치를 계속할 것으로 보임.


■ 용어 설명

‘1984년’은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의 역(逆)유토피아 소설. 러시아 전신인 구소련 체제에서 영감을 얻어 1949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전체주의적 위험을 경고한 작품으로 평가됨.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은 토머스 그레셤이 발견한 법칙. 시장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화폐만 남고 좋은 화폐는 사라진다는 것. 이 글에서는 권력의 언어 파괴로 원래의 말뜻이 훼손돼 감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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