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만든 편견·혐오를 넘어… 우리가 일군 ‘희망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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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0-11-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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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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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앤씨재단‘너와 내가…’展
국내외 작가 6명 작품 선봬


“다루기 힘들지만, 외면할 수 없는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티앤씨재단(T&C Foundation) 관계자는 19일 개막한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성찰한다는 주제가 부담스럽지만, 인간 공동체가 희망을 열기 위해서는 현실의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NEMO)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티앤씨재단이 추진해 온 아포브(APoV·Another Point of View)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아포브는 동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기 위해 콘퍼런스, 전시, 출판, 공연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강애란(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교수)을 비롯해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작가가 참여했다. 일본 정보과학예술대학원대학(IAMAS) 교수로 재직하며 실험 예술 유닛인 ‘퍼펙트 론’에서 활동하는 쿠와쿠보 료타도 동참했다. 이들 작가는 설치미술과 드로잉, 애니메이션과 영상 등 다양한 미술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실은 총 3개로, 혐오의 증폭, 그로 인한 해악, 절망과 희망 등의 주제를 경험하는 테마 룸과 작가 작품으로 각각 꾸며졌다.

3층부터 시작하는 첫 번째 전시실 제목은 ‘균열의 시작.’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를 통해 편견과 혐오가 증폭되는 과정을 만난다. 역사 속에 존재했던 가짜뉴스들을 지켜보는 ‘소문의 벽’을 지나 이용백 작가의 작품 ‘브로큰 미러(Broken Mirror)’를 통해 내가 보고 인지하는 것이 어쩌면 오해와 가짜일 수 있음을 직시하게 만든다. 성립 작가의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은 익명의 개인이 맹목적으로 동화하는 집단성을 돌아보게 한다.

‘왜곡의 심연’을 다루는 2층 벽 중앙을 뒤덮은 글자들은 혐오에 동조하거나 방관했던 군중의 내면 목소리이다. 권용주 작가는 작품 ‘익명-사람’ ‘입을 공유하는 사람들’ 등으로 군중 심리를 이용한 선전 선동의 해악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쿠와쿠보 작가는 작품 ‘LOST#13’을 통해 대중의 두려움, 편견이 만들어내는 왜곡과 과장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1층의 제목은 ‘혐오의 파편’이다.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드로잉(Worm-eaten Drawings)’은 식물인지 사람인지 구별할 수 없는 형태들로 이뤄진 숲을 펼쳐 보인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면 상흔들을 입은 모습이 혐오의 피해자를 연상시킨다. 강애란 작가의 ‘숙고(熟考)의 서재 Ⅱ’는 우리가 읽지 않으려 하지만 그 자체로 빛나는 책들처럼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운 선구자들이 있음을 상기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16일까지 연다. 티앤씨재단 홈페이지(tncfoundation.org/exhibition)를 통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재단 관계자는 “온라인 전시(Virtual Tour)를 12월 초에 열고, 전시와 영화를 연결한 영상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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