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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선규의 사람풍경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0일(金)
온몸으로 따뜻하게…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이 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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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마스크에 비옷까지 입은 사람들이 나무판에 연탄을 짊어지고 골목길을 오르고 있다.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이지만 온기를 나누기 위해 인천 문학산 자락 산동네에 모인 연탄배달 자원봉사자들이다.

“연탄이 예쁘게 생겼어요.”

태어나 ‘실물연탄’을 처음 본다는 인채원(26) 씨가 동갑내기 단짝 안경원 씨의 얼굴에 묻은 검댕을 보며 웃음을 터트린다. 대학 단짝인 두 사람은 입사한 지 한 달 된 초년생으로 사회 첫발을 내디디며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연탄이 생각보다 무거워 처음에는 두 장씩 옮겼는데 몇 번 해보더니 3장도 거뜬하다. 경원 씨는 연탄 배달을 하는 내내 아직도 연탄을 쓰고 계시는 외할머니 생각을 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외할머니를 꼭 찾아뵙겠다며 다시 언덕을 오른다.

“그냥 좋아서 나왔어요.”

지게 가득 연탄을 싣고 비좁은 계단을 힘겹게 오른 임규택(58) 씨가 연탄을 내려놓고 잠시 숨을 고른다.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숨은 가쁘지만 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그랬듯이 임 씨도 겨울철이면 매캐한 연탄가스 냄새를 맡으며 자랐다. 연탄이 모자라면 이웃끼리 서로 나누면서 어려운 시절을 이겨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저소득층의 겨울나기를 돕는 연탄모금액과 자원봉사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자신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힘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턱까지 흘러내린 땀을 닦는다.

산동네의 해가 뜀박질하듯 넘어가고 연탄배달을 마친 봉사자들이 하나둘 모여 비닐 옷을 벗는다. 땀으로 흥건해진 그들의 몸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따뜻한 커피로 담소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 속에 자신의 몸을 불태워 겨울을 따뜻하게 만드는 연탄이 겹쳐진다. 달동네 입구를 나서며 그동안 나는 온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몇 번이나 연탄이 되었는지 되돌아본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데도 얼굴이 자꾸 화끈거린다.
e-mail 김선규 기자 / 사진부 / 부장 김선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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